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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사랑

나 자신을 알자, 그게 연애의 시작이다.

나를 사랑하기 위한 조건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만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 안다. 그런데 나를 사랑하기 위한 선결과제는 '나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지 못하면 나 자신을 사랑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나를 사랑할 수 있겠는가? 어떤 면을 사랑한단 말인가? 나의 어떤 면은 괜찮다는 것에 대한 분명한 근거는 있어야 하지 스스로를 아낄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스스로를 알아가는 것은 감정이나 감각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해서 이성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그래서 '사랑은 머리로 하라'는 것은 사실 상대방과 관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먼저 적용되어야 하는 명제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사랑할 줄 알아야 하고,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나를 알아야 한다면, 연인 간의 사랑을 하는 데 있어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조건과 성향을 갖췄느냐가 아니라 '나는 어떤 사람인가'의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스스로를 잘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 사람들이 자신을 잘 모른다는데 있다. 사람들은 스스로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은 사실 '본인이 믿고 싶은' 본인의 모습인 경우가 많다. 물론 본인 안에 있는 생각들은 본인이 잘 알겠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성향이 행동으로 나오기 때문에 사실 본인보다 주위 사람들이 본인을 더 많이 알 때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를 잘 안다고 과신하기보다 때로는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그렇게 잘 모르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성찰을 하거나, 자신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하는 것을 기피하는 문화가 어느 순간 사회적으로 자리 잡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한 문화는 우리 사회에서 감각적인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빨리빨리 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으면서 생겨난 것인듯한데, 그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시간이 많이 들고 실효성과 효율성은 떨어져 보이는 '진지하고 심각한 것'은 피해야 할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도 함께 만들어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내 브런치 글들을 읽어주시고 구독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진지하고 심각한 것'에 대하여 그런 선입견을 갖게 되었을까? 이는 어쩌면 생각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힘든 일이고 자신에 대하여 고민하는 것은 단기간에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지하고 심각한 것이 나쁜 것은 아니며, 모든 것에 진지하고 심각할 필요는 없지만 살아가는데 정말 중요한 것들에 있어서는 진지하고 심각해지는 것이 맞다. 또한 그러한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 측면에서 여러 가지 이유 (그 '여러 가지 이유'들은 앞으로 쓸 글들에서 천천히 설명해 나갈 것이다)로 나는 연애와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서 스스로를 알아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그 정도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개팅, 남자와 여자의 연애

이렇게 '스스로를 알아야 한다'는 글을 심각하고 재미없게 쓰고, 사랑학개론 매거진에 있지 않은 글까지 위에 링크를 건 것은 사실 앞으로 사랑학개론 매거진에서 (1) 소개팅, (2) 남자의 연애, (3) 여자의 연애에 대한 글들을 매거진 안에 시리즈로 연재(?)할 예정인데 그 글들의 대부분은 스스로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 쓸 글들의 내용은 스스로를 안다는 전제를 하지 않으면 위험하게 해석될 가능성이 너무 크기에 한참을 고민하다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을 하게 됐다.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이 글에서 내가 말한 '스스로를 안다'는 것은 단순히 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정도를 아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나는 이성에 대하여 어디까지 수용 가능하며, 어디까지가 불편하는지 등을 이성적으로 혹은 감각적으로라도 아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러하기 위해서는 사실 연애를 많이 하는 것이 원칙적으로는 도움이 된다.

만약 '나는 아직 나를 잘 모르겠는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혹시나 '그러면 지금까지 연애는 다 헛된 거라고 하는 거야?'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그건 분명히 아니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금까지 만났거나, 호감을 느꼈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떤 것에 끌렸고, 내가 무의식 중에 어떤 결정을 했는지를 찬찬히 생각하다 보면 어떠한 패턴이 존재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최소한 내 경우에는 분명히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