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서 이 부분에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둘러싼 다른 국가들이 멸망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 중에는 이집트까지 들어가 있는데, 이집트의 힘을 생각해 보면 이건 말이 안되어 보이는 글일 수 있다. 타락해서, 하나님을 떠나서 망한다는 얘기가 허공에 외치는 소리로 들릴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마찬가지다. 교회에 다니며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람들은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나? 왜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들이 오히려 성공하고 잘나가냐고. 나 역시 실패를 거듭할 때 그렇게 울부짖은 적이 있다.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왜 길을 열어주지 않느냐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건 잘못된 원망이다. 기독교인으로 산다는 것 자체가, 기독교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것에서 자유로운 것이다. 지금 당장 내가 집이 없고, 미래가 불투명해 보여도 하나님께서 해결해주실 것이란 것을 믿는 믿음, 그 정도의 신뢰를 가지는 것이 가장 큰 은혜고 축복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내가 조금 덜 잘 나가고, 덜 갖고 있어도 우리는 감사하고 기뻐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그러긴 어렵다. 우리도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악한 죄성으로 가득 찬 인간이기에. 우린 우선 그걸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교회에 다니고 하나님을 믿는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거나 탁월한게 아니란 것을 말이다. 그리고 우리의 한계를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없는 것, 못하는 것이, 우리 힘으로 안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걸 받아들인 후에 우리가 하나님께 구해야 할 것은 어떤 상황에도, 미래가 불투명하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도 감사하고 평안할 수 있는 마음. 그게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가능하다고 답하겠다. 나도 그럴 수 있었던 시간들이 있으니까. 그리고 그런 마음과 상태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하나님 안에 거해야 한다. 우리가 하나님 안에 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의 성공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원칙적이고 이상적으로는. 우리가 그렇게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데, 그건 우리 노력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건 하나님께서 하시고, 우리가 하나님 안에 거할 때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이 부럽지 않냐고, 너희 하나님은 왜 너한테 좋은 것을 주지 않으시냐고 물으면 우린 다른 것을 추구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는 것이 기독교인의 궁극적인 목적이니까.
그리고 세상 사람들, 악한 사람들이 잘 나가는 것, 오래가지 못한다. 길면 몇십년까지 가지만, 그게 영원히 지속되진 못한단 것이다. 물론, 그게 한 사람의 생애 동안은 지속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악한 사람이 잘 나가고 잘 사는게 그 사람에게 진정한 행복일까? 뭔가를 간절히 원하다 그걸 마침내 갖게 되었을 때 우린 엄청 행복하고 그 행복감이 지속되었나? 아니다. 악한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은 악한 행실을 통해 부를 축적했을지 모르지만 심적으로는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다. 양심상, 도덕규범상 잘못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게 들통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이 계속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악함이 커질수록 그것을 가리기 위한 노력을 더 많이 기울이면서 자신의 행복보다 악함을 가리는 일에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쓸 수밖에 없다. 그 와중에 가족이라도 생기면, 자신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악함이 영향을 줄까 두려워 하게 될 것이다. 창고는 가득 차 있을지 몰라도 마음은 불안으로 가득한 삶. 그게 행복할까?
무엇인가를 가짐으로 인해 영원한 행복을 갖는다는 것. 환상이다. 우리가 가짐으로 인해 느끼는 행복은, 그런 감정과 느낌은 순간적이다. 그게 지속되지는 못한다. 우린 그걸 받아들여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우린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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