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사랑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고 대부분 말한다. 물론 사랑에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을 부정할 수도 없고, 사랑의 시작 또한 마음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마음이 누군가에게서 떠났다면 두 사람은 헤어지는 것이 맞다. 하지만 마음'만'으로 사랑과 연인이라는 관계가 유지되지는 않는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참으로 변덕스럽고, 본인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것이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마음이란 믿을 것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연애 초기에는 서로에게 감정적으로 빠져서 호르몬 작용으로 인해서 마음이 보통 그렇게 흔들리진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연애 외에 삶의 다른 구성요소들에 변화가 생기면 사람의 마음은 이리 흔들리고 저렇게 흔들리게 된다. 그러한 흔들림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그 상황에서 자신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 연애에서 문제가 생겨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다른 변수가 영향을 주는 것인지에 대해서 완벽하게 분별하는 사람은 없다는데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마음이 떠났다고 생각하고 이별을 통보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마음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러다 보니 너무 마음만 믿고 '마음대로'만 연인과의 관계를 가져간다면 그 연애는 언젠가는 끝나게 되어있다. 마음만으로 사랑하는 관계는 안정적일 수가 없고, 안정되어가지 않는 관계는 깊어질 수 없으며, 깊어지지 않는 관계는 끝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과 연애는 이성으로 해야 한다. 사랑을 이성으로, 머리로 해야 한다고 해서 마음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사랑과 연애에 둘 사이에 서로를 아끼는 감정과 마음은 당연히 전제되며, 사랑과 연애는 시작도 마음을 기준으로 해야 하지만 그것을 유지시켜주는 것은 이성이라는 것이다. (마음이 가 있지 않다면 그게 어디 사랑이겠나 정략적인 관계이거나 계약관계지) 아니 사실 때로는 사랑의 끝만큼은 이성으로 하는 게 지혜로운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여기에서 이성으로 사랑하라는 것은 계산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상대방의 스펙, 성격, 내가 갖고 있는 돈,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 이성적으로 분석하고 그에 따라 이 사람을 만날지, 만나면 얼마나 만날지, 내가 얻을게 뭐가 있는지를 판단하고 만나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한 계산을 하는 것은 마음이라는 사랑의 구성요건과 공존할 수가 없다. 사랑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성으로 사랑하라는 것은 내 안에 일어나는 감정과 마음, 상대방이 보이는 반응과 상대방이 하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기 위한 노력을 하라는 것이다. 어떠한 마음과 감정이 일어나면 이를 차분하게 가라앉혀주고 말이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할 능력이 있다. 자신 안에 일어나는 감정과 마음은 그런 감정과 마음이 언제 처음 생겼는지, 그것이 처음 생겼을 즈음에 어떤 일들이 본인에게 있었는지를 되돌아보면 인과관계가 파악이 되고, 상대방에 대한 이해는 상대방이 했던 말들과 내렸던 결정들을 돌아보면 이해가 될 수 있다.
그렇게 연애는 지속적으로 내 안을 들여다보고, 상대방을 살펴보며 이해해 나가는 과정의 연속이어야 한다.
想: 생각할 상.
이 한자가 보여주듯이 생각한다는 것은 상대(相)의 마음(心)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는 마음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물론 정말 가까운 두 사람은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이 전이되어 본인도 그걸 그대로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이 안 되는 사람도 있고, 연애 초기에는 서로 그런 깊은 교감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모든 인간은 생각할 능력이 있다. 다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이 피곤하고, 귀찮고, 힘드니까 그러기를 포기할 뿐이다.
그러나 본인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 수고는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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