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새벽기도, 새벽예배를 꾸준히 간 적은 없다. 프로그램적으로, 교회에서 특새 같은 걸 할 때는 간 적이 있지만, 항상 졸았고, 그로 인해 종일 피곤했고, '이렇게 사는게 신앙을 위해 무슨 도움이 된다고...'라며 난 새벽예배에는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사람마다 다른 것이라고 말해왔다.
지금도 그것이 신앙을 판단하는 척도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에 따라 맞지 않는 것일 수 있고, 한국교회의 새벽기도의 전통은 샤머니즘에서 온 것이라는 설에 나는 동의하는 편이다. 새벽예배는 한국교회의 전통일 수는 있지만 그게 전세계적으로 보편적인 것은 아니며, 정통을 구분하는 기준은 아니란 것이다. 그게 곧 새벽기도를 샤머니즘적인 행위로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해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주장 정도는 정당화시켜준다.
가끔, 일찍 일어나지면 우리 교회 아침 예배 유튜브 라이브를 본 적이 있다. 그때도 멍...했는데, 몸이 좀 피곤해 그저께 조금 일찍, 11시가 조금 넘어 잠들었더니 4시10분 정도에 일어나져서, 일어나 할 일을 하다 6시반에 카톡으로 아침예배 알림이 오길래, 들어가서 예배를 드렸다.
다른게 아니고, 접속자수가 충격적이었다. 최종 접속자수는 2천명이 넘었다. 오늘도. 예전의 시니컬한 나였다면, '와... 우리 교회도 이렇게 새벽기도에 집착하는 사람이 많네...'라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제는 그 숫자가, 회개기도로 이어지더라.
온갖 잘난척, 하나님 앞에서 잘 살려고 혼자 발버둥하는 것처럼 살았는데, 우리 교회만하더라도 이렇게 하나님 앞에 사모함이 있는 사람이 나보다 2천명이 많구나. 다 우리교회는 아니라 하더라도, 어쨌든 최소한 2천명이 있구나... 오른쪽에 다른교회 아침예배 라이브가 떴는데 2천명까지는 안되더라도 다 몇백명은 되더라.
하나님을 사랑하면, 그 앞에 더 나가려는 소망함이 있을텐데, 난 그런 소망함이, 간절함이 얼마나 컸을까. 이제 겨우 매일 말씀 읽고, 묵상내용 정리하는 습관 들었다고 오만해진 것은 아닐까. 돌아보고, 또 돌아봤다.
그래서 어제는 한창 일이 잘되던 것을 끊고, 12시 반 정도에 잠들었다. 4시반에 알람을 설정하고. 그래야 1시간 정도 뒤척이다 일어나서 예배를 드릴 수 있을테니까.
예배가, 그 형식이 신앙의 척도일 수는 없다. 하지만 하나님을 사랑하게 될수록 그 앞에 더 자주 나가게 되고, 때로는 그러기 위해 내 루틴을 조정하게 되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먼 곳이라도 기꺼이 가듯이, 상대를 만나기 위해 내 일정을 조정하듯이.
또 흔들리겠지. 방황하고. 내가 할 수 있는건, 그 시간이 길지 않을 수 있게 노력하는 것 뿐이다. 아직도,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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