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다른 종교를 깊게 모른다. 슬쩍 쳐다보고 한 때 꽤나 진지하게 들여다 봤지만 "왜"라는 질문을 던지다 보면 수긍되지 않는 지점이 생겼고 그 이후에는 더 이상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소명을 가진 사람은 있겠지만 진리를 알아갈 시간도 없는데 진리 아니라고 생각되는 것을 들여다 볼 시간이 없다. 무엇을 알기 위한 노력도 하기 힘든데 왜 무엇이 아니길 입증하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는 없다. 종교적 백과사전이 되는게 내 소명은 아니다.
난 우리가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목회자는 그에 대한 답을 고민하고 줘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믿으라고, 의심하면 믿음이 없는 것이라고 하면 안된다. 그런 질문들은 격투기로 따지면 스파링과 같다. 스파링을 잘 해야, 링에서 잘 싸우듯 교회 안에서 신앙이 견고해져야 세상에서 잘 버틸 수 있다. 목회자들이 사례비를 받는 것은, 공동체에서 그러한 가치를 전달하고, 공동체가 그런 고민과 공부에 집중할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학자들과 마찬가지로 목회자들도 자본주의와 직접적인 접점을 갖기 않기 때문에 그런 가치를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표현이 불편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목회자를 굳이, 굳이 세상적인 업종으로 분류하면 목회자는 교수와 마찬가지로 서비스업이지 CEO가 아니다. 목회자가 스승일 수는 있지만, 왕일 수는 없다. 최소한 개신교 안에서는. 그리고 나는 최소한 개신교는 목회를 직업적 분류로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종교인'으로 할 것이 아니라. 그러면 세금 문제도 깔끔하게 해결된다. 내야 하는 것으로. 성경도 세금을 내라고 하고 있는데... 예수님도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주라고 하셨지만 조금 더 직접적인 말씀도 있다. 아래 말씀은 영어로 볼 때 더 명확하지만...
너희가 조세를 바치는 것도 이로 말미암음이라 그들이 하나님의 일꾼이 되어 바로 이 일에 항상 힘쓰느니라. 모든 자에게 줄 것을 주되 조세를 받을 자에게 조세를 바치고 관세를 받을 자에게 관세를 바치고 두려워할 자를 두려워하며 존경할 자를 존경하라 (로마서 13장 6-7절)
영어가 의미가 더 분명하다.
This is also why you pay taxes, for the authorities are God's servants, who give their full time to governing. Give everyone what you owe him: If you owe taxes, pay taxes; if revenue, then revenue; if respect, then respect; if honor, then honor. (로마서 13장 6-7절)
반대로 헌금도 당연히 해야 한다. 우리는 교회에 가서, 서비스를 받으니까. 이게 너무 자본주의적으로 표현해서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더 바람직한 표현은 '공동체가 유지되는데는 말씀에 집중하는 목회자가 필요하고, 목회자도 생계가 해결되어야 하니까 그걸 공동체가 물질을 모아서 해결해 줌으로써 목회자가 말씀에, 진리 추구에 집중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일 것이다. 그게 교회 공동체가 운영되는 원리일 것이다. 서비스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목회자의 위치가 그런 성격이 있다는 것을 짚어내고 싶었을 뿐이다.
학자가 돈에 집착하면 학문의 토대가 무너지고 그의 학문이 무너지듯이, 목회자도 돈에 집착하기 시작하면 복음에서 멀어지고 말씀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어떤 차원에서든 진리를 추구하는 것은, 현실이 아닌 가치의 영역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금전적인 보상과는 떨어져 있고, 금전적인 보상은 완전히 현실의 문제이기 때문에 현실로 추가 기우는 순간 그 사람은 가치의 영역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금전적인 보상과 접점이 있는 일에 시간을 쏟으면, 진리에 대해 고민하고 들여다 보는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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