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결혼은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필요했다. 여기에서 '과거'라 함은 먹을 것을 직접 사냥하거나 추수해야 하는 시절을 의미하고, 산업화가 되기 이전에는 구조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었다. 상대적으로 남자들이 근력이 강하고, 사냥을 하고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힘이 센 것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니까. 그래서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여자들은 야생동물이나 굶주림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서라도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려야 했다.
그런데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물리적으로 힘이 드는 일들은 기계들이 처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현대사회에서는 대부분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최소한의 신체적인 능력만 있으면 되는 일이나 힘 보다 머리를 쓰는 것이 요구되는 일을 통해 한다. 즉, 이젠 힘과 생계의 문제가 직접 관련되지는 않고 안전의 문제도 경찰과 사회적 안전망들이 대부분 해결하는 방식으로 사회가 구조화 되었단 것이다.
이런 시대에도, 과연 결혼은 남자보다 여자에게 필요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이젠 여자들이 더이상 생계와 안전을 위해 남자들에게 의지할 필요가 없어졌다. 아니, 섬세하고 디테일한 것들이 필요로 되는 직역이 늘어나면서 남자보다 능력을 인정을 받고 돈을 잘 버는 여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늘어났다. 그리고 '골드 미스'란 말이 생겨난 것은 그러한 현상이 이젠 클리셰가 될 정도로 흔해진 것은 그러한 현상이 보편적이 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런 사회에서 결혼은 남자에게 더 필요하다. 이는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여자들은 동성끼리도 서로 공감하는 대화를 하고 서로 위로를 해줄 수 있는 반면 남자들은 남자들 간의 관계에서 그런 필요를 충족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골드 미스'란 표현은 사용되지만, '골드 미스터'란 표현이 없는 것은 왜일까? 이는 여자들의 경우 혼자 살아도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충분히 누리면서 지인들과 어울리면 행복한, 혹은 행복해 보이는 삶을 사는 경우들이 많지만 남자들의 경우 그런 경우가 드물거나 거의 없기 때문은 아닐까?
분명한 것은 상당수 여자들은 남자들이 없어도 친밀감이 있는 동성과 교류함으로서 자신의 정서적인 필요를 일정부분 충족시킬 수 있는 반면, 반대로 상당수, 어쩌면 대부분 남자들은 그러하지 못한단 사실이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육체적인 피로감보다는 정신적, 정서적 피로감을 더 많이 느끼고, 그에 따라 그러한 피로감을 해결할 필요가 훨씬 더 크다. 그리고 그런 피로감은 혼자 있으면서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혼자 있으면서 해결되는 부분도 분명 있지만 너무 혼자 있게 되면 외로움으로 인해 또 힘들어지는게 인간 아닌가? 그렇다 보니 누구나 자신을 정서적으로 수용해주고 보듬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 온전히 내 편인 사람이.
그런데 남자들은 대부분 연인이나 배우자가 아니면 그런 필요를 충족받지 못한다 (물론 연인이나 배우자가 있다고 해서 모두 그런 필요를 충족받는 것도 아니다). 부부 중에 남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여자는 장수하지만, 여자가 먼저 세상을 먼저 떠나면 남자의 삶은 비참해진다고 하지 않나? 그건 남녀의 성향 차이가 작용해서 발생하는 현상이 아닐까?
이러한 현실은 사실 현대사회에서 결혼은, 배우자는 여자보다 남자에게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과거부터 내려오는 결혼과 관련된 관습들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오해하지 말자. 난 여자가 아니고 30대 후반의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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