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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 혹은 개독/일반적인 신앙에 대하여

기독교와 신비주의에 대하여

작년에 알림예약을 해 놓은 넷플릭스의 surviving death를 봤다. 내가 예상했던 것과 조금 달랐던 면도 있었지만, 또 어떤 면에서는 죽음에 대해 더 넓고 깊게 고민하게 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누군가 내게 사후세계에 대해 묻는다면 내 대답은 '난 모른다'일 것이다. 그리고 그건, 죽을 때까지 그럴 것이다. 내가 이 땅에서, 지금 살아가는 동안에는 그걸 알아야 할 이유도 없고, 완전히 알 수도 없기 때문이다. 성경에서도 사후세계에 대한 내용을 명시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내용은 없고, 그건 우리가 알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다큐는 임사체험을 한 사람들, 우리나라로 따지면 무당과 같은 영매, 유령, 환생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데, 이 다큐가 다른 다큐들과 다른 것은 그러한 현상의 원인이나 그런 주체들을 파고들기보다 그러한 현상들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연구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단 것이다.

그래서 이 다큐에 나온 사람들은 누구도 확신을 갖지 않는다. 자신은 그렇게 믿는다는 수준으로 말하거나 지금까지 연구한 결과는 이러이러한 것들이 있다는 수준의 내용을 설명하는데 그 내용이 꽤나 충격적이고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해서 이걸 누구나 다 보거나 꼭 보라고 할 생각은 없다. 이는 죽음에 대한 내 생각은 똑같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후 세계에 대한 내용을 알 필요는 없기 때문에. 하나님은 우리를 이 땅에, 우리를 육신으로 이 땅에 보내셨고 그건 이 땅에서 우리가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나마 우리가 노력해서 통제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현실이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이 다큐를 보면서 신사도운동이나 예언이나 치유 같은 신비주의적인 것들을 쫓는 신앙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난 예언의 은사가 있으신 목사님, 대언기도를 해주시는 사역자들을 만나고 기도를 받기도 했고 혼난 적도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미래가 이러고 저러고를 설명해주지 않으신다는데 있다. 그분들은 내가 만났을 때, 딱 그 시점에 내게 필요한 하나님과 나에 대한 이야기만 해주셨었다. 그 분들은 이 다큐에 나온 영매들처럼 귀신을 부르는 등의 일은 하지 않으셨다. 예언의 은사가 있으신 목사님께는 1시간 반동안 내가 얼마나 하나님을 모르는지에 대해 혼난 것이... 거의 전부다.

일단, 그런 영적 존재를 부르고 그걸 믿고 맹종하는 행위는 위험하다. 이는 그 귀신이 정말로 사후세계에 있는 존재일수도 있지만 그 세계를 모르는 우리는 그 존재의 진짜 성격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것을 쫓아다니느라 우리의 현재를 망가뜨리는 것은 절대로 성경적인 삶이 아니다. 그런 현상들을 쫓아다니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더 알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비본질적인 것에 매몰되고, 그 과저에서 하나님과 멀어지게 하며, 이 땅에서 우리의 삶을 망가뜨리고 성경적이지 않게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을 쫓아다니거나 맹종해서는 안된단 것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런 것을 맹종하고 쫓고, 찾아다닌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하나님을 왜곡하고, 잘못 이해하는지도 모르고. 그들이 그런 것을 맹종하는 것은 그러한 현상을 따르는 것이지 하나님을 따르는 것이 아니다. 그건 마치 자신의 연인이나 배우자의 발톱이 너무 사랑스럽다고 하면서 그 사람의 인품은 커녕 다른 신체부위는 보려고 하지도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내 경험에 의하면, 하나님은 우리가 정말로 그런 은사가 있으신 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면 그들을 붙여주신다. 난 항상 상황이 그렇게 되어서 혹은 그분들이 오라고 해서 그분들과 만났지 내가 찾아간 적은 없었다. 그분들은 우리 신앙과 삶의 보조적인 역할을 해주실 수는 있지만 또 사짜가 아닌 진짜 은사를 갖고 사역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보면 본인이 하나님 안에 거하지 않으면 '이게 뭐야?' 싶을 정도의 말씀을 해주시기 때문에 결국 핵심은 우리가 하나님을 최대한 잘 알고 항상 그 안에 거하는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신비주의적인 것이 계속 궁금해지고 그런 것을 따라가려는 유혹이 든다면, 그런 생각을 걷어가다라는 기도하기를 권하고 싶다. 그게 안된다면 '내게 그런 분의 도움이 정말 필요하다면 하나님께서 붙여주세요'라고 기도하되, 자신은 움직이지 않는 것을 권한다. 정말 필요하다면, 하나님께서 알게 하고 붙여주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