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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 혹은 개독/기독교인에 대하여

인생이 내 노력과 의지대로 풀리지 않는 이유

난 아직 내 인생이 어찌갈지, 왜 내 인생에서 열린 길은 열리고 막힌 길은 막혔는지를 모른다. 특히 막힌 부분은 정말 모른다. 그 역시 실마리는 있지만 [이것 때문이야!]라고 하기엔 내 인생이 조금 더 진행되고 내 인생이 뭘 만들어내는지를 봐야 할 듯하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방법과 타이밍이 있으시다. 그리고 그 방법은 예를 들면 [의대에 가면 의사가 되어야지]와 같은 생각과 다르다. 하나님께 그게 뭐 그리 중요하겠나? 의대도, 의사도 하나님이 만든 세상에서 인간이 만든 제도일 뿐이지 않나?

하나님은 그보다 더 큰 계획 속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의 조화와 균형, 우리의 상태와 상황, 하나님을 아는 수준을 모두 보면서 조율하고 계신다. 그리고 우린 그걸 절대로 알 수 없다. 말 그대로,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나?'

우리의 인생은 절대로, 우리의 계획과 노력, 의지대로 풀리지 않는다. 하나님이 나쁜놈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우리가 우리의 상태, 그리고 그 상태에서 무엇이 우리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위해 좋은 것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타이밍과 하나님의 타이밍, 우리의 방법과 하나님의 방법은 다를 수밖에 없다. 하나님은 우리보다 훨씬 많은 변수를 보고 계시니까.

만약 인생에서 정말 엄청나게 노력해도 안되는게 있으면, 그건 우리 인생에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 주신다. 구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전을 재건할 때 주위에서 집요하게 방해를 해도 그 방해를 다 쳐내신 것처럼. 성전은 다시 지어져야만 했기 때문에 하나님은 그렇게 하신 것이다.

내가 간절히 원하고 노력한 것이 주어지지 않은 것은, 그것이 나에게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것을 넘어서 그것이 내게 없어야 내가 더 제대로 된 내 길을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우리가 갖는 한계도 있으니까.

아직 확신을 갖고 말할 수는 없다. 내 인생에는 아직 이뤄진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런데 내게 변호사 자격증도, 그런 것이었을 수 있단 생각 정도는 재작년부터 든다.

길이 막혔다면, 짧고 굵게 엄청나게 힘들어하시길 바란다. 그런 후에 툭툭 털고 일어나서 하나님께 따지고 물으시길 바란다. 내가 이렇게 노력하고 열심히 했는데, 전지전능하시다는 당신은 왜 내게 그걸 주시지 않냐고. 하나님 앞에 그렇게 외칠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면, 집요하게 묻고 따지시길 권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렇게 따지고, 기도하다 보면, 하나님께서 보여주고 여실 것이다. 시간은 좀 걸릴 수 있지만.

집요하게, 그렇게 집요하게 하나님께 들러붙고 대들고 따지지도 않고 하나님은 없다거나 하나님을 등지면, 그건 본인에게 손해일 뿐이다.

아직 인생에서 뭔가 풀리지 않았다면, 길이 열리지 않았다면, 그건 어쩌면 어떤 면에서든 내가 그 길을 갈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환경이 아직 내가 걸어갈 상황이 아닐수도 있고, 하나님께서 방향을 틀고 계신 것일수도 있다. 언젠가, 나중에, 내 인생에서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셨음을 고백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직까진, 내 인생이 그 길 위에 있다고 믿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열리지 않고, 주위에서는 다 나한테 이런저런 훈계질하는 걸 온 몸으로 받아내야 했던, 내 존재가 주위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 뿐이란 생각에 극단적인 생각을 수도 없이 했던 애가 요즘엔 한 100살까지는 살고 싶다고, 죽기 전날까지 일하고 싶다고 기도한다. 믿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기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