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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단편적인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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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힘 얼마 전에 우연히 Alanis Morisette이 나온 TV 프로의 클립을 페이스북에서 봤고, 그 때 즐겨듣던 노래들을 플레이리스트에 하나 가득 담았다. Puff Daddy의 I'll be missing you를 들으며 할아버지 생각이 나 눈물을 뚝뚝 흘렸다.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한달 넘게 그 곡만 들었을 때 감정과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논문을 쓰며, 사람을 만나지 않은지도 꽤나 지났다. 혼자 계속 있다보니 가끔씩 우울감이 몰려올 때가 있는데 오늘 역시 마찬가지. 왜 그런지 모르겠어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음악을 한동안 안들었더라. 라즈베리필드, 로코필드, 박지윤, 볼빨간사춘기를 플레이리스트에. 그랬더니 조금씩 나아지는 느낌. 그리고 그 곡들을 들을 때의 기억들이 다시 눈 앞을 스쳐간다. 음악은 누가..
자연스럽다는 것 인간은 모두 어느 정도의 욕망과 욕구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이 정말 '자연스러운' 것인지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연스러웠다고 생각했지만 상황이 지나 보면 그 일들이 얼마나 부자연스러웠는지를 우리는 깨닫기도 한다. 사실 2012년에 페이스북에 썼던 소개팅 관련 글을 조금 다듬어서 내보내려고 한 데에는 조금, 너무 머리로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잠시의 휴식기 아닌 휴식기를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그 글들을 읽으며 다듬다 보니 그때 글들이 오히려 왜 그렇게 낯설게 다가오고, 내가 쓴 것임에도 불구하고 5년이 지난 지금은 그 글들이 그렇게 인위적이고 자연스럽지 않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그리고 정말 솔직히는 이런 구분이 다 무슨 소용인가...라는 생..
21세기 한국음악에 대하여 내가 처음 산 앨범은 김건모 1집이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점까지는 가수 김건모의 모든 앨범을 다 샀었다. 그 이후에도 몇몇 가수들의 앨범은 발매되는 즉시 사고는 했다. 그리고 지금도 거리에서, 라디오에서, 혹은 텔레비전에 나오면 그들이 반갑고, 그들의 음악을 들었던 때의 추억들을 떠올리고는 한다. 그러던 중, 문득 지금 10대들은 내 나이가 되어서 어떤 음악들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을지가 궁금했다. 이제 나이가 없진 않은 만큼 요즘 10대들의 취향을 잘 몰랐는데 지금은 GD가 90년대에 서태지와 같은 존재라는 얘기를 듣고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GD가 당시 서태지만큼 압도적인가...' 그 당시 서태지와 아이들은 부모님들까지 다 알고, 몇몇 노래들은 같이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의 위치에 있었다. 반면 ..
자기중심적인 생각의 뿌리 최근에 한국에서 일어나는 몇몇 현상들을 보면서 '왜 저렇게까지 할까?'라는 생각을 하고, 그 이면에 어떤 마음들이길래 저렇게 하는 것인지를 살펴보니 그 중심에는 무의식 중에 세상이 자기중심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세상 모든 일에 의견을 내고, 그것을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며, 상대는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결국 자기중심적인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나? 그렇다면 그런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행동양식이 어디에서 오는 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건 결국 우리나라 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우리나라는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말하는 맥락을 이해할 수 있어..
다름과 틀림의 다름에 대하여 말과 단어의 선택에 예민한 편이지만, 너그러워지기 위해서 많이 노력을 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름'과 '틀림'이라는 단어의 사용에서는 잘 너그러워지지 않는다. 한창 사춘기인 중학교 때부터 그랬으니 꽤나 오랜 시간을 그렇게 보내고 있다. 그 말에 특히나 예민한 것은 무엇인가를 '다르다'라고 인식하는 것과 '틀리다'라고 인식하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크기 때문이다. 다르다고 인식하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 차이가 있지만 그럴 수 있겠다'는 관용의 마음이 일부 포함되어 있고, 그 말을 듣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을 의미하지만, 틀리다고 인식하는 것은 '너는 잘못 생각하고 있고 내가 맞는 거야'라는 판단과 평가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이 두 표현을 잘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
걱정, 하지 말자 지난 몇 년의 시간은 내게 터널과 같이 어두웠다. 뭐 얼마 간의 빛을 보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어두웠다. 그 안에서 나는 계속해서 미래를 걱정하며 이런저런 계산을 해야 했다. 내 나이가 몇이고, 그리면 뭐는 하고 있어야 하고, 내가 이것도 늦었네, 결혼도, 애를 가질 나이도 늦었고 돈도 모여있지 않고 등등등. 걱정이라는 걱정은 다 할 수 있는 상황에 있었다. 지난 몇 년간. 그리고 지금도 내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주위에서 지인들이 내게 근황을 함부로 물어보지 못하고 내 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아 물론 나도 정신과 전문의인 내 친구한테 가끔 내 상태가 이상한 건지 확인해 보기도 했다.^^ 그런데 내 기본적인 성격이 막연하게 불안해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걱정을 하면서 다음 계획을..
우리에게 가족이란? 미국이나 유럽은 한국에 비해서 가족 중심적인 문화가 굉장히 많이 자리를 잡고 있다. 실제로 미국으로 이민을 간 대학 선배의 SNS에는 주기적으로 가족끼리 여행을 간 얘기들, 아이들과 놀이터에 있는 모습, 그리고 저녁을 6시에 집에서 가족과 같이 먹는 모습이 올라온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내 가정을 꾸린 후에는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과연 한국에서 그게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먼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유럽, 정확히는 독일에 가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시내 한 가운데에 숙소가 있었음에도 도시가 금방 어두워졌다는 것이다. 워낙 가족 중심적인 문화가 발달해 있다보니, 사람들은 저녁에 굳이 밖에서 늦게까지 노는 경우가 많지 않고 가족과 저녁에 식사를 하는 것이 자연스..
내가 이상을 꿈꾸는 이유 이상을 꿈꾸는 이유 스스로를 현실적 이상주의자로 분류한다.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이다. 그리고 공동체주의적 자유주의자라고도 생각한다. 두 가지 모두 이상을 목표로 하지만 현실의 한계는 인정한다는 요소를 갖고 있는 표현이다. 내 현실 속에서는 그 현실적 제약을 인정해야 하지만, 내 글에서만큼은 항상 이상을 말하고 싶다. 이상을 꿈꿔야, 우리네 삶이, 우리가 사는 사회가 그에 최대한 가까이 갈 수 있지 않겠나? 내가 계속해서 이상향을 떠올리는 것은 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졌으면 좋겠고, 사람들이 조금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기 때문이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사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경험하고, 본 세계를 바탕으로 글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내가 쓴 글에 공감하는 사람은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