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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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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기도, 그리고 불만 많은 기혼자들께 힘든 시간을 보낼 때면 하나님께 항상 원망했다. 누군가 의지할 사람이 있다면 숨이라도 쉴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아무도 붙여주지 않냐고. 왜 이 시간을 나 혼자 견디게 하냐고. 그 과정에서, 과정을 지나고 나서 알게 된 여러가지 신앙적인 측면은 이 글에서 일단 생략하고 제목에 내용을 맞추자면, 민망하지만, 이젠 좀 함께 할 사람을 만나고 싶단 기도를 많이, 자주 했다. 그런 감정들과 당시 나의 상태로 인해 발생하는 감정에 휩싸여 잘못된 선택, 결정, 말도 많이 했다. 예전에 다른 글에서 '이젠 내려놨다'고 했지만, 그 글에서도 썼듯이 내려놨단 것이 '결혼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고, 난 지금도 아마 거의 매일 배우자에 대한 기도를 하는 듯하다. 그럴수록 내가 세상 한 가운데에서 혼자 신앙을 지키며 하나..
'결혼해라'는 말이 소용 없는 이유 30대 후반에 실제 상황은 둘째 치더라도 그냥 겉으로 보이는 스펙은 멀쩡한 남자는 주위에서 '결혼할만한 사람을 만나라'라던지 '연애하라' 또는 '네가 너무 눈이 높은 것 아니냐'는 말을 밥 먹는 횟수만큼은 듣는 느낌이다. 끼니를 거르지 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30대 초중반까지는 그런 얘기에 짜증이 났고, 중반에는 귀찮아졌으며, 중후반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후반이 되니 반대로 '저 쓸데없는 소리를 뭐하러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아무리 얘기해도 의미가 없을 말을 하는데 왜 시간, 에너지, 말을 낭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혹자는 그럴지도 모른다. 주위에서 그렇게까지 말을 안 하면 생각이 없어질까 봐 그런다고. 그런데 그 생각 자체가 모순인 것은, 30대 중반을 넘어서면 남녀를 불문하고 싱글들은..
'네가 아까워'라는 말 연애가 '장사'인가? 일단 연인관계에서 누가 더 아깝다는 말 자체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진 않는다. 이는 누가 아깝다는 것은 두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이는 인간을 물건 취급하는 것 같아서 그 자체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사실 인간은 모두 다를 뿐이지 더 나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나? 그리고 지금 당장 누군가가 객관적으로 더 나아 보인다고 해서 10년에서 20년 후에도 그 사람이 우위에 있을 것이란 보장이 있나? 돈이 많은 남자랑 결혼했는데, 그 사람이 하던 사업이 망하고 나서 여자가 오히려 사업을 일으켜서 성공하는 사례들도 있고, 가난한 작가랑 결혼했는데 그 사람의 작품이 크게 성공해서 결혼 후에 오히려 더 부자가 된 경우도 있지 않나? 결혼하기 ..
이혼한 사람과의 연애 어디에서 온 선입견일까? 주위에 이혼한 사람들이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내게 '이혼한 사람과의 연애'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20대 중후반 때까지 그랬던 것 같다. 분명한 이유는 없었던 것 같다. 그저 막연하게, 이혼한 사람과는 연애도 결혼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비단 나뿐일까? 우리 사회에는 전반적으로 이혼한 사람과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하는 사람들을 독특하게 생각하는 시선이, 그리고 상대가 이혼한 사람이라면 선입견을 보고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런데 이혼한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우리가 사는 사회의 현실만 놓고 생각해 보자. 물론 결혼한 후에 두 사람이 가정을 꾸리고 같은 공간에서 살아간다는 면에서 연애와 결혼 후의 삶은 분명 다르지만 결혼을..
사랑, 인간 감정의 종합예술 '사랑'이라는 단어는 남녀관계를, 그리고 연인을 떠올리게 하지만 사랑은 그러한 관계에 국한되는 개념은 아니다. 사랑은 인간의 모든 관계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감정이다. 심지어는 자신 스스로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고들 하니 '나와 나'라는 가상적 관계에서도 의미가 있고, 물건에 대해서도 때로는 '사랑'이라는 표현을 우리는 사용하지 않는가. 그래서인지 사랑에 대해서 설명하려는 시도들은 그 논의가 복잡하게 느껴진다. 예를 들면 심리학적으로는 사랑을 Eros(낭만적 사랑), Ludus(유희적 사랑), Storge(우정), Pragma(논리적인 사랑), Mania(소유적 사랑), Agape(이타적 사랑)으로 분류하는데 그러한 '심리'들이 어떻게 다른지는 직관적으로 와 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사랑을 이와 같이..
눈이 높은 사람은 드물다. 소개팅이 들어오지 않을 조건 소개팅을 하기 싫은데 다른 사람들이 굳이 시켜주겠다고 할 때 그걸 한 마디로 거절하는 방법이 있다면, 그건 '나 눈 정말 높아서 소개팅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라고 하는 게 아닐까? 조금 재수가 없게 들리겠지만, 또 그에 대응하여 사람들이 거울을 보라고, 혹은 너 자신을 돌아보라는 가르침을 선사하려고 하겠지만 그래도 정말 누군가에게 소개팅을 받고 싶지 않다면 이만큼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소개팅을 마구잡이로 엄청 많이 받기 위한 전략도 간단하다. '나 정말 따지는 것 없어. 치마만 두르면 돼. 주민등록 번호 뒷자리 첫 번호가 나랑 다르면 돼. 나 정말 눈 낮어'라고 말하고 다니면 소개팅을 받는 것 자체가 어렵지는 않을 수 있다..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의 의미 이상형이 어떻게 돼요? 사람들이 이상형을 물어보면 누구나 일일이 조건을 다 말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물론 그런 조건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만 조건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어지간히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조건을 나열하기는 민망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떤 경우이든 최대한 자신이 그리는 연애나 상대에 대한 '느낌'또는 이미지'를 추상적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표현이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뭔가 조건을 따지는 느낌은 나지 않기도 할 뿐 아니라, 실제로 연애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거니까. 개인적으로는 실제로도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모를 보지 않는 것이다? 어떤 이들..
상대의 조건을 보는 것에 대하여 소개팅이나 연애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자주 오가는 피드백은 아마도 '조건'을 그만 따지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가장 많이 오가는 핀잔은 눈이 너무 높거나 까다롭다는 것이 아닐까? 나 역시 그런 얘기를 가끔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자주 들었고 그렇지 않다고 극구 부인했던 적도 있지만 사실 이젠 그냥 뻔뻔스럽게 얘기한다. '그래 내가 좀 까다로워'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그렇게 반박한다. '너는 네가 만나는 사람이 까탈스럽고 깐깐한 사람이어서 너를 고르고 골랐으면 좋겠느냐? 아니면 그냥 눈이 낮아서 원래 그냥 대충 잘 만나는 사람이면 좋겠느냐?'고 말이다. 난 내가 만나는 사람이 자신을 특별하게 여겼으면 좋겠고, 그래서 난 그냥 깐깐하다고 말하겠단 것이다. 내가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내가 까다롭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