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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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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가 인생에 갖는 의미 내겐 작년이 굉장히 힘든 한 해였다. 어느 정도였냐면 작년 1월에 결혼한 형의 결혼식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가지 못했는데 최근에 집들이를 가서 그 사실을 확인하기 전까지 무의식적으로 그 형이 결혼한 지 2-3년 정도가 된 것으로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즉, 작년 한 해가 내게는 마치 2-3년만큼 길게 느껴졌단 것이다.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그 과정을 혼자 견뎌내야 했다. 작년이 유난히 길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사실 지난 몇 년간 이런저런 일들로 인생의 오르막보다는 내리막이 많은 편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깨달은 것은 '내 모든 것을 완전히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었다. 내 인생의 가장 어두운 그 기간을 함께 해준 사람들이,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위로해주던 사람들이 그 가장 어두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살이 찌는 편이다. 게다가 외가에서 물려받은 살찌는 체질은 1-2주 안에도 10kg는 마음만 먹으면 찌울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보통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른 사람이 되고는 한다. 턱선이 없어지는 건 기본이고 말이다. 그런데 지난 2-3달간 논문 작업을 새벽까지 하면서 당연히(?) 살이 붙었다. 그리고 조금 정신을 차릴 수 있는 상태가 되어서 거울을 보니 작년에 힘겹게 뺀 살이 다시 원상 복귀한 모습에 좌절하여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식단을 조절하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탄수화물을 본격적으로 줄이다 보니 컨디션이 다운되고 심한 경우 무기력증 또는 우울증 같은 상태가 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잠시 눈을 붙였다..
목표 장래희망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학교에서는 항상 장래희망을 적으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그것을 분명하게 기억하는 것은 다른 친구들은 대통령, 과학자 같은 것들을 쓰는데 나는 내가 쓴 장래희망 때문에 부모님께 연락이 간 적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장래희망을 경비원이라고 썼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당시에 아파트 주차장에서 친구들이랑 야구나 와리가리를 하면서 놀았는데, 우리는 항상 경비아저씨에게 쫓겨났기 때문이다. 나는 주차장에서 마음껏 야구와 와리가리를 하면서 놀고 싶었다. 그때는 장래희망을 적으라고 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있거나 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하라는 것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나이가 한두 살 들어가면서 어렸을 때 장래희망을 쓰라고 하는 것만큼 폭력적인 게 있을까 싶은 생각이 한편으로 ..
걱정 지난 몇 년의 시간은 내게 터널과 같이 어두웠다. 뭐 얼마 간의 빛을 보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어두웠다. 그 안에서 나는 계속해서 미래를 걱정하며 이런저런 계산을 해야 했다. 내 나이가 몇이고, 그리면 뭐는 하고 있어야 하고, 내가 이것도 늦었네, 결혼도, 애를 가질 나이도 늦었고 돈도 모여있지 않고 등등등. 걱정이라는 걱정은 다 할 수 있는 상황에 있었다. 지난 몇 년간. 그리고 지금도 내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주위에서 지인들이 내게 근황을 함부로 물어보지 못하고 내 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아 물론 나도 정신과 전문의인 내 친구한테 가끔 내 상태가 이상한 건지 확인해 보기도 했다.^^ 그런데 내 기본적인 성격이 막연하게 불안해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걱정을 하면서 다음 계획을..
결혼할 땐 불편함이 중요하다 감당하지 못할 불편함 학부시절 정말 '잘 나가던' 형이 있었다. 그 형은 키도 180cm으로 적당히 컸고, 멀끔하게 생겼으며, 노래도 잘할 뿐 아니라 말도 잘하는 편이었는데 거기다 성실하기까지 했다. 케이블에서도 시청률이 낮게 나온 프로그램이긴 했지만 리얼리티쇼에 출연도 했고, 소속사도 있었던 그 형은 잘 놀기까지 했다. 그래서인지 확인이 된 적은 없지만 그 형에 대해서는 나이트에서 여자를 만났다던지, 무용학과를 나온 사람만 만난다는 소문이 항상 있었다. 학부시절을 그렇게 화려하게 보낸 그 형은 굉장히 좋은 금융권 회사에 취업을 했고, 그 형을 아는 지인들은 모두 그 형이 높은 연봉을 받으니 화려한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형은 취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업무로 만난 다른 금융권 ..
한 사람과 평생 산다는 것에 대하여 어느 배우가 최근에 한 인터뷰에서 결혼이 목표였는데 이젠 한 사람과 평생 사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서 이젠 결혼을 미뤄놨다는 듯한 인터뷰를 봤다. 이해가 되면서도 그 말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한 사람과 평생 살 자신이 없다는 말이다. 그 말을 뒤집으면 여러 사람과는 같이 살 수 있단 것일까? 아니면 한 사람과 만나다가 맞지 않는 면이 있어서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게 더 자연스럽다는 것일까? 아니면 사람은 어차피 완벽하게 맞는 사람은 없다는 것일까? 모르겠다. 그 사람을 직접 아는 것은 아니고 인터뷰에 한 줄 있었을 뿐이기에 내가 그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건방진 일일 것이다. 그리고 나 또한 결혼을 하기로 '결단'한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편이기 때문에 그 말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인생길에 대한 생각 인생길도 걸어가다 보면 막힐 때가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보며 살아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는 막다른 길에 도착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조금 더 어렸을 때는 내 앞에 있는 벽을 넘어가기 위해서, 혹은 절벽을 기어서 내려가기 위해서 버둥거렸던 것 같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는 그 인생길에 첫 발을 들여놨을 때부터 선택하지 않은 것이 더 많았다. 우리 부모님은 물론이고 내가 만난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을 만났을 때 하게 되었던 생각, 느끼게 되었던 감정. 어느 하나 우리가 선택한 것이 있었던가. 그런 생각이 들었을 뿐이고, 그런 감정이 들었을 뿐이다. 다른 사람들은 같은 길에 있었어도 느끼지 않았을, 생각하지 않았을 것들을 우리는 우리가 첫 발을 내디뎠을 때부터 내 안에 있었던 무엇인가를 통해..
산다는 것에 대하여 아둥바둥 난리법석. 조금이라도 더 편하고 안정적인 미래를 담보받기 위해 우리는 매일매일을 그렇게 살아낸다. 사실 국가라는 것도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었을테다. 산짐승과 힘이 센 이들에게서 스스로를 혼자 보다는 둘, 둘 보다는 셋, 셋보다는 넷이 모여 있을 때 더 잘 보호할 수 있었기에 그렇게 옹기종기 아웅다웅하며 모이던 것이 점차 커져서 국가라는 것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노직은 말했고 나 역시 그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네 인생을 보면 이것이 뭔가 싶을 때가 많다. 먹고 사는 문제는 사실 다 해결될 정도로 식량이 생산이 되는데, 그 분배는 돈이 도는 곳으로만 돈다. 사실 돈이 도는 곳을 보면 그것이 우리네 인생에 꼭 필요한 것인지 의구심이 드는 반면, 돈이 돌지 않는 영역에서는 우리가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