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18-20장 말씀에는 지금 시선과 기준으로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기본적인 내용들이 쓰여져 있다. '이러 것을 굳이 지키라고 해야 해?'라고 생각이 들 정도의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자신의 어머니를 포함한 친인척을 범하지 말라고 되어 있는데 그건 지금의 시선에서 상식이 아닌가?
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그게 상식은 아니었다. 특히 이스라엘 백성들이 접점을 갖고 살아갈 이방민족들 중에서는 그러한 풍습들 중 일부는 적극적으로 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그런 이방족속과 구분된 삶을 살라는 의미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러한 규례들을 구체적으로 정해주고 계신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당시에 이스라엘 인근 지역에 살던 민족이나 사람들이 갖고 있던 종교의식들에 대해 찾아보면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와 같은 면과 함께 하나님게서 명하신 것은 '약자의 보호'적인 면도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모든 내용이 남자가 여자를 범하는 측면에서 드러난다. 이러한 규례들은 모두 남자들이 준수하도록 서술되어 있는데 이는 이 당시에 남자들이 여자들에 비해서 집단 내외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우위를 이용해서 주위에 있는 민족 또는 사람들과 구분되지 않는 행위를 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명령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와 같은 행위를 하는 자들에 대해서 반드시 죽여야 할 것이라고 명령하신다. 이는 하나님께서 완전히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것임을 보여주고, 이러한 내용을 금하는 것은 역으로 말하면 이 당시만 해도 금해지는 행위들이 현실에서 자행되기도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 전에는 그러한 혼돈의 문화 속에서 살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레위기는 이스라엘 민족의 탄생의 관점에서는 사실 이제서야 하나의 사회, 집단으로 형성되는 일종의 '민족의 창세기'적인 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시점에서야 비로소 하나님께서 그렇게 집단을 만드시는 것은 사실 현대사회에서 유대인들이 그렇게 엄격하게 따지는 '유대인'이라는 혈통 중심의 집단이 성경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나님은 말씀 어디에서도 민족을 기준으로 구분하지 않았으며 성경에서 중간중간에 큰 갈래에서 빠져나간 사람들이 나중에 민족을 이룬 것을 보면 혈통적으로 떠지면 그 모든 뿌리는 같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이스라엘 민족'의 특별함을 강조하는 것은 사실 모순도 그런 모순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항상, 무조건 약한 자의 편을 들라고 하시는 것은 아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19장 15절에 가난한 자의 편을 들지 말고 공의로 사람을 재판하라고 하는데서 드러난다. 하나님께서는 기본적으로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원칙들을 주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자가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셨다.
이와 같은 내용들은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믿고 신으로 받아들이는 자들이 구별되기를 원하시고, 외부적인 상황이나 조건에 휘둘리지 않고 인간을 평등하게 대하길 기대하신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지금의 시점으로 돌리면 헌금을 많이 낸다고, 장로라고, 안수집사라고, 권사라고 다른 사람은 아니고 모두 하나님 앞에서는 평등하단 것이다. 목회자도 말이다.
이는 그냥 그러려니... 할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 남녀평등이, 인종 간 평등이 언제부터 사회적으로 문제 삼아졌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노예제가 언제까지 있었는지도. 그러한 점들을 고려했을 때 수천년 전에 이러한 내용이 쓰여진 것은 엄청나게 혁명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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