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하나일 수밖에 없다.
개신교는 과도하게 폐쇄적이라며 꼭 그래야만 하는 게 어디 있냐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무엇이 진리라면 정답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것도 사실일 수 있고 저것도 사실이라면 그것이 진리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문제는 그 '진리'가 무엇에 대한 것인지조차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 '진리'라는 것은 '신은, 그리고 신이 만든 인간은 이런 존재다'라는 것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이 존재한다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신은, 그리고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명제가 성립할 수 없지 않을까? 1+1이 2인 것처럼 말이다 (물론 철학적으로는 해석이 다를 수도 있지만...)
모든 종교는 같은 것을 추구한다. 하지만 그 길은 분명히 다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다른 종교들을 무조건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사실 종교들의 그 교리와 궁극적인 지향점만을 본다면, 나쁜 종교는 거의 없다. 그리고 그러한 종교들이 추구하는 삶의 겉모습은 유사하다. 자신을 다듬고, 이웃을 사랑하며,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그 궁극적인 목적이다.
다만, 종교들이 추구하는 '길'은 모두 다르다. 사실 다신교가 아닌 유일신 사상을 갖고 있는 종교들은 생각해 보면 '신에 대한 이해' '신에 대한 해석'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해도 과장이 아닐 수도 있다. 유대교와 이슬람이 기독교와 다른 지점은 '예수님'을 하나님이 보내신 그의 아들로 믿는지 여부에 따라 갈릴뿐 세 종교(천주교와 개신교까지 분리해서 생각한다면 네 종교)는 기독교의 구약성서에 들어가 있는 경전들을 거의 같게 인정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이슬람교에서는 유대교와 기독교를 형제 종교로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그 종교들도 신의 존재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모두 달리하고, 그에 따라 그 종교들이 추구하는 삶의 양식과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사실 종교 간에 대화가 불가능하진 않아야 한다. 모든 종교는 기본적으로 인간과 신에 대한 성찰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을 어떻게 이해하고, 신은 그에 따라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과 논의는 종교 간에 이뤄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뤄져야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대부분 종교들은 인간의 욕망에 의해 왜곡되어 있다.
이런 대화가 불가능하게 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종교 그 자체에 있지 않고 인간에게 있다. 인간은 세력화해서 자신들 편을 만들고 그러한 '패거리'로 대결을 해서 자신들 무리의 영향력을 확장시켜나가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듯한데, 이러한 인간의 성향이 종교의 이름으로 전쟁과 핍박, 살상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이 십자군 전쟁이었으고,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테러였고,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는 구호의 시초다.
결국 종교 간 갈등을 야기하는 것은 종교들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요한복음 8장 32절)
사실 기독교는 그렇게 폐쇄적인 종교가 아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라는 성경의 말씀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건 이렇게 해야만 해'라는 것을 법처럼 고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신약의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독교는 그 자체로 순수하고 어떠한 것의 영향도 받지 않았다는 것 또한 환상이다. 기독교는 고립적으로 진공상태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고 세상 한복판에서 일어났고, 그에 따라 기독교는 형성된 당시 세계를 떠나서는 이해할 수가 없을 정도로 기독교는 환경에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후스토 L.곤잘레서, "기독교 교사 상사(1), 한국장로교출판사, 1998, 77쪽 참조)
그래서 '기독교인'은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가장 문제시 삼기 좋아하는 구원, 혹은 천국과 지옥에 대한 것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사실 성경에는 물리적으로 사후세계에 대해 언급하는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 성경은 대부분 직간접적으로 인간은 어떤 존재이며 신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기독교인'이 구원 혹은 천국에 대한 판단에서 유보적인 것이 '성경적'이지 않을까 싶다. 그보다는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며 조화를 이뤄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하여 고민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나만해도 모태신앙이 아니었다면 우리 시대에 교회들이, 소위 교회 다니는 사람들의 삶을 보면 교회에 나가지 않을 것이 이해가 되는데, 그걸 전지전능한 절대자가 이해하지 못할까? 그렇다면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말씀이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 걸까?
정답을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런 고민들이 필요하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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