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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 혹은 개독/일반적인 신앙에 대하여

오직 믿음이라는 허구와 거짓말에 대하여

한국교회의 구원론

모든 한국 교회들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많은 한국 교회들은 구원은 오직 '믿음'으로 받는 것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물론 이는 한국 교회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러한 구원론에 대한 비판은 미국에서도 많이 있다. 이러한 구원론이 위험한 것은 사람들이 '교회에 출석하고 교회에서 일을 열심히 하면 구원받고, 그렇지 않으면 지옥에 가'라고 이분법적으로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교회에 출석하면 '믿음'이 있다?

그렇다면 나는 교회를 다님에도 불구하고 '이신칭의'라고도 표현이 되는 '오직 믿음'만으로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명제를 부인하는 것이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오직 믿음'에서 '믿음'이란 무엇이며, 과연 교회를 출석하는 사람들이 진짜로 그런 '믿음'이 있느냐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구원이라는 것도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죽어서 천국에 가는 것'과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한국에서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교회에 나가면 내 인생이 잘 풀릴 것을' 믿는 듯하다. 그것이 그들의 믿음인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성경에서는 어디에서도 '네가 나를 믿으면 돈도 많이 주고 잘 나가게 해줄게'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의 그런 믿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이 땅에 실제로 존재하는 국가의 왕이 될 것이라고 믿고, 예수님께서 궁에 입성하시면 그 옆에서 좌의정, 우의정 놀이를 할 생각을 했던 제자들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교회에 다니는 것과 잘 나가는 것은 아무 관련이 없다.

그런 사람들의 '믿음'이 잘못된 것은 그들 기준대로 한다면 교회일은 정말 열심히 하는데 사회적으로는 갈수록 낙오되는 이들이 설명되지 않는 다는 점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들이 말하는 '믿음'이라는 것이 교회 일을 열심히 하고, 헌금을 많이 하면 사회적으로도 잘 나갈 것이라는 믿음이 맞다면 말이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내려놓고 헌금했더니 하나님이 돈을 더 많이 벌게 해주셨다.' 또는 '기도했더니 명문대에 보내주셨다'라는 식의 간증은 잘못된 간증이다. 조금 과격하게 표현하면 그건 쓰레기 같은 간증이다그것은 기독교에서 말하고 있는 가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영역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돈을 많이 벌지 못한 이들은 신이 버린 사람들인가? 그렇게 열심히 기도해도 명문대에 못 간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그러면 어떻게 된 것인가?

돈을 많이 벌고, 좋은 대학에 간 건 하나님이 그 상황이 버려지게 내버려두신 건 맞지만, 본인이 그런 성취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본인이 노력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그들은 충분히 훌륭하게 살고 있는 것이니 그런 분들은 그런 상황에 종교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걸 갖지 못한 이들을 비참하고 신에게 버림받은 사람이 된 것과 같이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이 말하는 '믿음'이 성경이 말하는 믿음이 맞다면 왜 성경에서는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한국 성경 번역본에는 '낙타'로 되어있지만 원문에 의하면 밧줄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라고 하겠는가?

무엇을 믿는 것인가?

성경이 말하는 '믿음'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에 대한 내 생각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복잡하기에 별도의 포스팅에서 쓰겠지만, 기독교에서 말하는 '믿음'은 성경의 가치들을 믿고, 예수님이 하나님이 이 땅에 보내신 아들이심과 그를 보내신 하나님을 믿고, 그의 가르침대로 사는 것이 인간의 창조된 목적이라는 것을 믿는 것이다. 그것이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성경을 읽고, 예수님의 인생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에 대한 제대로 된 내용을 알면서 기독교에서 말하는 신, 예수님, 성경의 가치들을 진짜로 믿는다면 그 사람은 절대로 사회적인 성공과 부의 축적 그 자체에 흥분하고 열광하거나 그것을 목적으로 하는 삶을 살 수가 없다.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살피며 조심해서 살게 된다. 그것에 과도하게 열광하거나, 좌절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 사람이 교회에 출석을 할 뿐이지 '기독교인'으로의 믿음은 약하거나 없다는 것을 증명해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