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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묵상/말씀 묵상-2020년

민수기 26-28장 말씀 묵상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추스리신다. 두 번째 인구조사를 하는 것이 이를 보여준다. 그리고 하나님은 모세에게 후계자로 여호수아를 세울 것을 명하신다. 이 과정에서 눈의 띄는 것은 모세가 자신이 새로운 땅으로 들어가지 못함에 대해 하나님께 어떤 원망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인간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모세는 큰 잘못을 한 것이 없다. 그는 화가 날 법 했고, 참을만큼 참았고,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다. '인간적으로' 봤을 때 그의 행동에 큰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렇게 고생한 그를, 새로운 땅에 다른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발을 듣지 못하게 하셨다. 다른 그들 세대 이스라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모세가 죄를 지어서 그렇게 하셨다'고만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하나님은 역설적이게도 모세도 새로운 땅에 발을 딛지 못하게 함에 따라 이스라엘 백성들 간의 단절을 만들어내셨다. 그리고 하나님과의 소통 통로로 있었다고, 조금 더 수고했다고 특혜를 주지 않으셨다. 하나님은 평등한 하나님이셨다. 

이처럼 평등한 하나님은 모세의 건에서 뿐 아니라 아들이 없는 가정에는 딸들이 재산을 물려받게 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하나님은 남녀를 차별하지 않으셨다. 어떤 이들은 남자와 여자가 같이 있을 때는 왜 그러냐라고 물을 수도 있으나, 이는 당시세도 아마 결혼을 하면 일단 여자가 상대 집에 속하게 된 문화가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럴 경우 그녀의 새로운 가족이 그녀를 보호해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가족이 다 세상을 떠난 후에 여자만 남겨져 있다면, 그녀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재산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소유]의 개념, 특히 사적소유의 개념이 엄청나게 강하게 생긴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성경 말씀도 그 관점에서 해석하려드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데 존 로크도 사적소유에 대해 사회적으로 강력하게 보호하는 것에 반대했을 정도로 사적소유라는 것은 매우 근대적인 관점이다. 따라서 수천년전의 일에 대해서 사적소유를 기준으로 규율을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 시대에는 사적소유가 아니라 [개인의 보호]가 더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였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 모세를 새로운 땅에 들이지 않으신 이유는 새로운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성세대와 단절을 일으키기 위하미었을 것이다. 그들의 이전 세대가 저지른 일들, 그들의 사고 및 생활방식에서 그들을 끊어내기 위해서. 

우리는 새롭게 되기 위해서는 기존 삶의 양식과 다른 삶의 양식을 선택해야 한다. 이는 삶의 양식은 우리가 생각하고 추구하는 것의 반영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역으로 우리의 사고방식을 결정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율법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갖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하고 율법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말이 되는 것이 더 많다. 따라서 신앙생활을 하고,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과정에서는 인문학적인 이해를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그런 고민을 얼마나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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