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백성들이 성전을 짓는 것에 반대하는 무리가 있고, 그 시도가 두 번 이뤄진다. 첫 시도는 먹혔지만 두 번째 시도는 다리오 왕이 고레서 조서를 찾아내서 건축을 허락하면서 건축이 진행된다.
사람들은 이런 경우 '하나님이 하시니까 이뤄진다'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워낙 이런저런 생각이 많다보니 나는 또 딴지를 걸게 된다. 그렇게 가능한 것을 왜 한 번에 하지 않으셨을까? 라고 말이다. 어차피 하실 것이라면 그냥 이뤄지게 해주시지, 다리오 왕 이전에 아닥사스다 왕 때 그 조서를 발견하게 하시고 그의 마음을 돌리셔도 되었던 것 아닌가? 아예 막으실 것이 아니라면 하나님은 왜 그걸 그렇게 일어나게 방치하셨을까?
일단 성전 건축을 방해하는 자들에 대해서 보자. 그런 자들이 있다는 것은 사실 전혀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나님의 일이 일어나는데 반대하는 자들은 항상 있어왔으니까. 그렇다고 그들이 무조건 악의냐라고 하면 그렇게 보기도 어렵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가장 쉽게 오해하는 것은 '세상은 우리에게 적대심을 갖고 우리를 막으려고 해'라는 식의 피해의식이다.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에는 그런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건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현실에서 보인, 한 행동들 때문이지 원인 없는 분노나 반감이 아니다. 우리는 이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세상의 원리와 원칙이 무시되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 안에서 살아야 한다. 사실 성전 건축에 반대하는 자들의 주장이 말이 안되는 것들이 아니었다. 그건 그들의 기준에 타당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도 그로 인해 중단되는 것에 따라 공사를 그친다. 권력으로 억제한다고 나와 있지만, 이는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일단 세상이 요구하는 바에 맞춰주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의 사랑의 교회처럼 정부가 하는 것을 무시하는게 아니란 것이다.
그런 상황은 그들의 왕이, 고레스의 조서가 발견되면서 해결된다. 하나님이 이루신 기적은, 하늘에서 뭔가 떨어져 와서 뒤집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무력을 행사하고 자신들의 방법으로 버티는 것이 아니라 이게 과거에 허용된 일이었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남으로 인해 재개될 수 있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세상적으로도 합법적인 일을 하고 있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우리 사회에서 교회들이 종교계의 특권처럼 생각하게 개입을 아예 못하게, 종교의 이름으로 방패삼아 하는 일들은 그렇게 성경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자, 그러면 하나님은 왜 애초에 아닥사스다 왕 때 그런 일을 하지 않으셨을까? 하나님께서 항상 적극적으로 개입하시기를 기도하는 분들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건 하나님께서 직접 상황과 사람을 움직이기보다 이 사안이 자연스럽게, 질서를 망치지 않으면서 해결되기 원하셨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또 추측하건대, 하나님께서 이 일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던지고자 하시는 메시지가 있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에스라서에는 명확히 나와 있지는 않지만, 그것을 곧바로 일어나게 하지 않음으로 인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보이고, 알게 하시고 싶은 일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우리는 이 땅의 질서를 존중하고 그 안에서 살아야 한다. 이는 그 질서도 하나님께서 이 땅에 형성되도록 허용하신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그 안에서도 일하실 수 있는 분이다. 하나님은 그 질서를 박살내지 않고도 그 안에서 사람, 관계, 사건을 통해 하나님의 일을 하실 수 있는 분이다. 그런 하나님을 믿는다면, 지금 당장의 한계나 길이 열리지 않음 또는 부정의함으로 인해 하나님을 부인하거나 원망할 필요가 없다. 꼭 내 세대가 아니어도, 이 땅에서 하나님께서 언젠가는, 가장 맞고 적절한 시기에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 위에 세워지는 일을 하실 것이라는 것을 믿는다면, 그 일을 내가 해야만 한다는 오만한 마음 또는 욕심을 갖지 않는다면, 그게 그렇게 급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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