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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묵상/말씀 묵상-2020년

욥기 6-10장 말씀 묵상

한국교회에서 예배 중에 하는 공기도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다르다. 000하시나이다 와 같은 식으로 우리나라 개혁성경이 처음 만들어질 때 쓰였던 번역투로 기도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리고 그런 기도는 물론이고 우리의 일상적인 기도에서도 우린 뭔가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를 포장하려고 할 때가 있다. 내가 고통스러우면 안되는데 고통스러워서 회개한다던지, 자신은 사실 진심으로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그렇게 할 때가 있다. 우린 이상적인 기독교인은 이런저런 모습이어야 한다는 것을 맞춰놓고 우리가 인위적으로, 우리의 노력으로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한다.

물론, 그런 노력이 아예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 노력은, 그리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인식은, 그렇지 못했을 때 회개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우리의 노력만으로 기독교에서, 성경에서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그런 삶을 살아낼 수 없다는 것 또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에서는 그러한 모습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하나님 앞에서는, 최소한 하나님 앞에서는, 그리고 내 마음에서는 솔직하고 진실되어야 한다. 내가 무엇을 욕망하며,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내가 지금 고통스러운 경우에는 어느 정도로 고통스러운지를 하나님께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내놔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조차 거룩한 척을 할 필요는 없다. 

욥은 그런 모습을 보인다. 내가 대체 왜 태어난 것인지, 나를 왜 죽게 하지 않고 이 상황을 겪게 하심에 대해서 욥은 하나님께 있는 그대로 원망하고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내놓는다. 그는 그러다 다시 한번씩 이성을 잡고 '잠깐, 그런데 하나님은 그런 분이 아니시잖아. 라헬에게 어떻게 하셨는지를 봐봐'라면서 하나님을 높인다.

욥은 자신의 상황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는 계속 이해하기 위해 발버둥 친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만큼은 솔직하다. 자신의 치부를 다 드러내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내놓는다.

그게 사실 하나님 안에서 훈련되는 첫 걸음이다. 내 안에 있는 욕구, 욕망, 쓰레기 같은 마음을 인정하고 하나님 앞에 내놓는 것. 그게 사실 모든 것의 첫 걸음이다. 그런데 교회 다니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자신이 그러고 있는지도 인지하지 못하고 괜찮은 척, 그럴 듯한 척을 한다. 세상에 하나님 앞에서. 

기독교인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서 하나님 앞에 엎드러지고, 일상에서는 이성적으로, 성경에 나온 하나님에 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반복될 때야 비로소 그 사람은 점점 강해지고 하나님 앞에서 신앙이 강건해진다. 강철이 뜨겁게 달궈졌다가 다시 찬 물에 담가지기를 반복하듯이 말이다. 우리는 그래야 진리에 가까워지고 더 자유해지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계획하실 때 가지셨던 계획에 가까운 삶을 살아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해주실 수 있는 분은 하나님, 성령님 밖에 없으시다는 것을 우리는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고, 그에 따라 모든 것에 대해서 항상 겸손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기독교인으로서의 삶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