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위로보다는 지적질과 가르치려 드는 말을 더 많이 들었다. 내가 뭔가를 잘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이렇게 하라고 저렇게 하라고. 변호사시험에만 집중하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그건 내 욕심과 욕망이 영향을 준 것이기도 했지만, 사실 우리 집이 내가 시험에만 집중할 수 있을 정도로 부유하지 못한 영향도 없지 않았다.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고 계신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는 없었다. 그나마 내가 그 분들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게 다행이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상황을 온전히 모른다. 그렇다면 그것을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전제하고 대화를 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그걸 전제하기보다는 네가 뭔가 잘못한게 있을거야라고 판단하며 시작하기를 좋아한다. 그게 과연 그 사람을 위한 것일까? 고통 받는 당사자보다 본인 고민을 더 많이 하는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없다고 본다.
욥의 친구들이 욥에게 쏟아붓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말 고통스러웠을 때, 시간이 지나서 그것을 감사로 받아들이게 된 것은 내가 고통스러워봤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고통을 어느 정도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내가 그 사람의 고통을 온전히 다 이해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할 수 없다는 건 알 수 있었고, 누군가가 고통을 받을 때 그 사람에게 지적질을 하기보다 안아줄 수 있었다.
내 인생만 놓고 보면 고통을 받는게 저주 같을 수 있다. 아니, 사실 장기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은데 단기적으로는 그렇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경험을 하는 건 장기적으로 내가 더 많은 사람을 품고 사랑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그런 경험은 이후에 찾아오는 행복의 씨앗이 된다. 그리고 내가 세상에 더 많은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되어준다.
그래서 그 시간이 저주는 아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 시간이 오히려 축복이고, 하나님께서 그 시간을 경험하게 하신 이유가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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