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this point Festus interrupted Paul's defense. "You are out of your mind, Paul!" he shouted. "Your great learning is driving you insane." (사도행전 26장 24절)
바울은 존경받을만한 유대인이었다. 유대인 사회에서 그렇게 신뢰받던 사람도 자신과 다른 생각을 말하자 사람들은 그에게 등을 돌렸다.
사람들은 누군가의 말을 듣고 평가할 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전제하고 듣고, 그 사람의 말을 믿을지 여부를 결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바울의 말을 듣지 않았다. 이는 사람들에겐 결국 자신 안에 필터가 가장 중요하단 것을 보여준다.
지난 주말, 나의 말이 곡해되어 해석되는 경험을 했다. 그것도 가족에게서. 아프고, 힘들었다. 내가 말한 의미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시고 해석하시는게 보이고, 느껴지는데, 그게 내가 과거에 보였던 모습들로 인한 것이란 것을 알기에 힘들었다. 그것이 나의 가족의 잘못이 아니란 것을 알기에, 내가 그런 모습을 보이며 살아왔음을 알기에, 아팠다.
내가 하나님의 복음의 능력에 방해가 되고 있었다. 내가 알게 된 하나님, 온전히 하나님 안에서 살아가면서 누리는 평안함을 누구보다 나의 가족에게 먼저 설득하고 설명해주고 싶었는데, 내가, 나의 옛사람이 그 사이에 서 있었다.
예수님께서 고향에서 인정받지 못하셨다. 이는 사람들은 그의 가르침의 내용보다 어렸을 때부터 봐온 예수님이 먼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네 친척 아비 집을 떠나라는 것은 결혼해서 독립하라는 측면에서 쓰이기도 하지만,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떠나 세상속으로 들어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의미도 가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는 나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는 하나님을 전하는데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그들이 나를 너무 잘 알기에, 그게 그들과 나 사이에 복음이 전해지는데 장애물이, 방해가 되기도 한다.
말이 이상할 수 있지만...하물며 바울처럼 완벽한 유대인이었던 사람의 말에 설득되지 않는 고집스러운 유대인들을 보며 위로를 받았다. 바울처럼 완벽한 유대인도, 자신이 장애물이 되지 않을 사람이 전하는 말도 상대가 갖추고 있는 견고한 세계관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만큼 한 사람의 생각과 마음이 다른 사람의 벽을 뚫고 그 뜻이 온전히 전해지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건 하나님만 하실 수 있는 일이란 생각에, 내가 장애물이 되고 방해가 되는 존재라는 사실이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 그게 나의 문제가 아니라고, 사람은 누구나 자신 속에서 살기 때문에 내가 정말로 평생을 선하게 살아왔어도 안되는건 안되는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노력을 다했다면 발을 털고 떠나라고 말씀하시는 느낌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말이 아니라, 내 삶과 결정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 뿐이다. 말이 아니라 삶.
Three days later he called together the leaders of the Jews. When they had assembled, Paul said to them: 'My brothers, although I have done nothing against our people or against the customs of our ancestors, I was arrested in Jerusalem and handed over to the Romans. (사도행전 28장 17절)
바울의 모습을 보며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그가 믿는 것이 진리였을 수밖에 없음을 깨닫는다.
그렇게 핍박당하고 자신이 사랑하고 아꼈던 사람들에게 버림받고, 그들 때문에 죄인 취급을 받았음에도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복음을 전한다. 그것도 유대인들에게... 미친 사람이 아니라면 이렇게나 좌절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이럴 수 있었을까? 로마로 향하는 배 안에서 그의 모습도 너무 평안해서 당혹스러웠는데... 이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바울이 복음의 정수를 삶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그가 예수님의 삶과 명령을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복음을 전하는 씨앗을 뿌리는 삶.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전도하고 교회로 끌고 나오는 것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삶을 살아내는 삶. 그는 정말 복음만으로 가득 찼던 사람 같다. 성경도, 유려한 말로 목사들이 하는 설교도 없던 시대의 일이다. 교회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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