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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 혹은 개독/기독교인에 대하여

'기독교'란 이름으로 하는 정치+사회운동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을 더 알아가고 성경적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어느 지점에선가 정치 또는 사회적인 요소와 접점이 생기게 되어있다. 실제로 그런 영역에는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편이다.

다만, 그러한 경우에도 '내가 기독교인으로써!'란 말을 하면서 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기독교인은 기독교인임과 동시에 사회구성원으로써의 지위를 갖고 그런 일들은, 기독교인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으로써 하는 일이다. 진짜 기독교인이라면, 사회구성원으로써 하는 그 일이 성경적인 방향성을 갖고 진행될 뿐이다.

기독교인이라면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말. 그런 말만큼 위험천만한 말도 없는 것 같고, 정치나 사회운동과 관련해서는 더더욱 그런 표현을 붙여서는 안된다. 이는 정치나 사회영역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에는 여러 변수가 영향이 미치고 어떤 것을 어떤 방향으로 하는 것이 더 성경적인 결과를 나을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기독당을 만들거나 교계나 특정 교회가 특정 계파를 지지하거나 교회나 종교의 이름을 갖고 정치, 사회활동을 해서는 안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기독교인은 '하나님 안에서 형제, 자매됨'으로써의 교회 공동체를 구성할 뿐이고, 세상에 나가서 하는 일들은 각자의 소명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보수일 수도 있고 진보일 수도 있다. 어떤 것이 [하나님의 뜻]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기독교인인 사람은 각자가 고민하고, 기도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이라고 믿는 것을 소신을 갖고 이 땅에서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하되, 끊임 없이 자신이 맞는지 의심하고, 되물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 그 길을 가야 한다.

정치나 사회운동에 기독교를, 하나님을 앞세워서는 안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누구도 하나님의 뜻을 정확히 100% 알 수 없기 때문에. 지금 내가 주장하는 것은 나의 뜻일 뿐, 하나님의 뜻인지는 검증된 바가 없기 때문에. 난 언제든지 틀릴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우리 교회를, 우리 교회 목사님들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교회 안에서 집단을 만들거나 관계를 맺어서 뭔가를 하지 말라고 강하게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교회는 그저 교회여야 한다. 형제, 자매들이 하나님 안에서 교제하고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그 안에서 정치 얘기를 하거나 관계를 맺어서 사업 같은 일을 같이 하는 것이 위험한 것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거나 그 공동체의 본질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짜 기독교인은, 하나님을 1순위로 내세우는 정치인이나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종교를, 기독교를, 하나님을 숨기지도 않겠지만 굳이 일부로 내세우지도 않을 것이다. 이는 진짜 기독교인이라면 자신이 그것을 내세우다보면 어느 순간 그것을 하나님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이용하고 왜곡할지도 모른단 것을 알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우리의 하루, 하루, 일상의 작은 결정들을 최대한 성경적으로 할 때, 그런 결정들이 축적되면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지 우리가 앞에 들고 내세워진다고 힘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종교를 내세우거나 종교의 이름으로 정당이나 집단을 만드는 것은 하나님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하나님과 기독교를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