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이었다. 목사의 아들과 딸로 자란 이들이 저지른 행위에. 주변에 목회자의 아들이나 딸로 자란 사람들도 많고, 목회자들도 많기 때문에 목회자나 그 가정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이건, 이건 아니지 않나. 이걸 어떻게 보고 판단해야 할지, 가슴이 갑갑해서 뭐를 어떻게 판단하지도 못하겠더라.
그러던 중 오늘 '일부 사례가 개신교 전체의 과실로 전가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비겁한 내용을 기사에서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 와중에 꼬리 자르기를 한단 말인가? 두 사람 모두 목사의 아들과 딸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기독교 색이 매우 강한 한동대를 졸업했다. 심지어 남편은 CBS에 다니고 있었다.
이 정도 사안이라면, 꼬리자르기를 하는게 아니라, 정인이에게 미안해서라도, 하나님께 죄송해서라도 개신교로 분류되는 교계 목사님들이 모여서, 한국교회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한국교회가 얼마나 복음에서 멀어져 있는 지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복음을 다시 세우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목사들이란 자들은 코로나로 인해 교회가 타깃이 되었다며 종교탄압이라고 외쳤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내 탓이 아니라며, 저들이 잘못되었지 내가 잘못된 건 아니라는 비겁한 변명만 하고 앉아있다.
정인이는 단순히 그 부모가 죽인 것이 아니라, 복음을 왜곡하고, 고지론적인 인간의 욕구와 욕망을 복음으로 포장해서 가르친 한국교회가 죽인 것이다. 목회자인 부모 밑에서 자라고,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대학에서 공부하면서도 인간다움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면, 그게 교회의 잘못이 아니고 무엇인가?
나는 그러지 않았다고, 우리 교회는 그렇지 않다고, 우리 목사님은 그렇지 않다고 할 것인가? 그렇다면 교회는 하나님 안에서 하나된게 아닌건가? 교회는 다 팔, 다리가 따로 노는 것인가? 교회 다니는 사람이 총선이나 대선 후보로 나오면 '교회 다니는 사람'이란 이유로 찍고, 좋아하고 지지하면서, 우린 다 기독교인이라고 좋아하면서 이런 일에서는 '우리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발을 빼거는 침묵하는게 무엇인가?
한국교회가 세상에게 욕을 먹는 것은 그 때문이다. 비겁하고, 자신 밖에 모르는 자들이 모인 집단. 세상 사람들의 시선에서 교회는 그런 존재일 뿐이다. 세상 사람들도 정인이에게 미안해 한다. 세상 사람들도 내가 정인이라고 한다. 그런데 교회가, 이 모든 것이 우리가 복음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회개하지 않는게 말이 되는가?
난, 법원에 탄원서를 보내지 못했다. 너무, 너무 펜을 들고 싶었는데, 정인이에게 미안해서 도저히 펜이 들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말하는 것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랬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교회를 치시는데, 이렇게 한국교회가 얼마나 잘못되어가고 있는지를 만 천하에 드러내는데 어떻게 한국교회에서는 회개운동이 일어나지 않나? 평양 대부흥을 언급하면서 부흥운동은 그렇게 하면서. 평양 대부흥운동은 부흥을 목표로 시작하지 않았다. 평양 대부흥운동은 회개로 시작해서 회개로 끝났다.
그런 한국교회는 더이상 회개하지 않는다. 세상에서 하나님의 이름이, 예수님이, 십자가가, 교회가 짓밟혀도 회개할 줄 모른다. 교회가 아무 죄도 없는 정인이를 죽였는데도 사과할 줄 조차 모르고 꼬리만 자르고 앉아있다.
이게 무슨 교회인가. 이런 교회들에 어디 하나님이 있고, 복음이 있나. 이런 교회들이 바리새인이나 사두개인들과 얼마나 다른가?
정인이는, 한국교회가 죽인 것이다. 정인이는, 복음은 커녕 교육도 제대로 못한, 인성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한다고, 무너졌다고 하는 한국의 공교육제도보다도 교육을 제대로 못하는 한국교회로 인해 세상을 등지게 된 것이다. 그걸 받아들이고, 회개하고, 바뀌어야, 이 땅에서 복음이 제대로 설 수 있다.
정인이가 한 명만 있을 것 같은가? 교회와 복음이란 이름으로 교육받고 무장한 사람들 중에서 그와 같은 짓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바퀴벌레 한 마리가 나오면 그건 바퀴벌레가 수백마리 있는 것이라고, 음주단속에 한 번 걸린 사람은 습관적으로 음주운전을 하기 때문에 한 번 걸린다고 하지 않나? 정인이 사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더 있을 것이고, 교회가 복음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그런 사람들은 계속 만들어질 것이다.
복음으로, 본질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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