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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복음이 왜곡된 현실에 대하여

화도 났고,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도 생각했고, 분노하기도 했다.

그런데 말씀을 읽는 중에 문득 "예수님을 따라다니던 이 무리들 중에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들이 얼마나 됐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거의 없었다. 예수님의 12제자도 심지어 누가 더 높은 자리에 앉을지를 놓고 싸우지 않았나? 12제자가 그런 수준이었는데 예수님께서 일으키시는 기적을 보고 따라다니던 사람들 중에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인 사람들이 몇이나 됐겠나?

인류역사상 복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살아낸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십자군도 성경을 오해했고, 구교도 복음을 왜곡해서 타락해 갈 때 개신교의 분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사실 복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따르는 사람들보다 그것을 왜곡하거나 잘못 이해하고 샤먼을 섬기듯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게 현실이고, 인류는 거의 항상 그래왔다. 말씀을 읽어보면 신학적으로, 일반 성도들 간에 왈가왈부하는 부분들이 전혀 쟁점화 될 필요가 없는데, 성경에 모든게 다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것을 놓고 싸우는 건 역설적으로 대부분 사람들이 말씀을 제대로 읽을 시도도 하지 않는단 것을 보여줄 뿐이다. 믿음과 행동, 율법과 신앙에 대한 주장들이 대표적이다. 바울은 그에 대해 직구를 던지듯 설명해주고 있는데, 사람들은 여전히 그에 대해 싸운다.

기독교인은 그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하루를 살아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렇게 복음을 왜곡하는 사람들도 사용하신다.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고 좋아하시는 방법은 아니더라도, 인간의 죄성, 욕구와 욕망이 폭력적이고 이기적인 마음으로 하는 행동들도, 하나님은 그 과정을 사용해서 복음이 이 땅 위에서 전해질 수 있도록 하신다.

그건 단순히 성경이 얼마나 많은 언어로 번역되었는지 수준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오늘날 당위적인 것으로,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자유와 평등의 시작점은, 전세계에 그 가치가 확산되는 시초에는 종교개혁이 있었고, 삼권분립, 법치주의 등은 사실 인간의 죄성으로 인해 일어나는 일들을 통제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세상은 완벽하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는 갈 길이 너무 멀고, 우리가 사는 동안 세상이 완벽해지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그 안에서 어떻게 복음이, 성경적인 원리가 살아남았는지를 봐야 한다.

사실 인간의 죄성을,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인지를 생각해보면 그 과정에서 복음이 살아남고, 성경적인 원리가 법제도에 스며들어갈 수 있었던 것 자체가 기적이다. 모든 인간은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인데, 그 사이를 어떻게 성경적인 원리가 비집고 들어갔단 말인가?

우린 하나님께서 그렇게 일해오신 과거를, 어떤 죄악과 이기심과 욕망과 욕구들을 뚫고 복음을 살아남게 하셨는지를 보고, 희망을 갖고 현실에서 버텨야 한다. 우리가 엄청난 것을 해낼 수는 없다. 다만, 복음을 하나님께서 이어서 전달하실 통로로, 이 시대에 그것을 다음세대로 전달하는 통로로 살 수는 있다. 그것이 100년이 되지 않는 기간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모든 기독교인의 소명이고, 그런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것을 아는 사람들을, 하나님께서는 통로로 쓰실 것이며, 그 통로는 모든 영역에 필요하기 때문에 높은 곳과 낮은 곳 모두에 있어야 한다. 복음을 전달하고 이 땅에 구현하는 소명. 하나님께서 우리를 놓으신 영역에서 그렇게 살아가는 소명. 그게 모든 기독교인들이 갖는 소명이며, 그렇게 사는 건 세상과 부딪힐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항상 힘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 분명하기에, 그렇게 인류를 끌어오셨기에, 우린 그것을 믿고 우리가 속한 전투에 소망함을 갖고 살아가야 한다. 그게, 기독교인으로 사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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