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사랑

(28)
사랑은 짐을 나눠지는 것 나의 짐, 상대의 짐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 인생의 짐을 지고 산다.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걸으면서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것은 '인생의 짐'에 대한 것이다. 그 길을 걸으며 등에 느껴지는 가방의 무게에 우리가 걷는 인생길에 우리 등에 얼마나 많은 짐을 지고 가는 지를 절실하게 깨닫는다. 신기한 것은 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그 짐의 무게가 덜하게 느껴지고, 그 무게에 내 몸이 적응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 짐을 지고 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조금씩 더 무거운 짐을 질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생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능력에도 순간순간 기복이 있다는 데 있다. 그 짐을 지고 오르막을 걷게 되거나, 걷다가 웅덩이에 빠질 때면 같은 짐도 더 무겁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연애..
사랑을 '안다'는 것 사랑을 아는 것과 나이 '쪼끄만한게 무슨 사랑을 안다고' 어린아이들이 여자친구, 남자친구 얘기를 하면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아닐까? 그런데 아이들은 정말로 어리기 때문에 사랑을 모를까? 나도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어쩌면 아이들이 오히려 진실과 진리에 대해서 어른들보다 많이 알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어린아이들이 여자친구, 남자친구 얘기를 하면서 누군가와 어울리는 모습을 하나, 하나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으면 아주 어린아이들은 상대의 집안, 경제력, 외모 등에 대해서 따지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것을 그 상대에게 기꺼이 내주는 모습도. 그게 사랑이 아니면, 무엇을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아니..
까다롭게 사랑하자 나는 까다롭다. 눈이 높지 않다고 항변도 많이 해봤고, 지금은 누군가가 눈이 높다고 하면 너무나도 뻔뻔스럽게 ' 높은게 아니야 까다로운거지'라고 반박한다. 그러면 상대는 황당해서 돌아가던지, 친한 사람은 니가 가진게 뭐 있다고 까다롭게 구냐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난 그에 굴하지 않고 다시 말한다. 난 까다롭다고 말이다. 물론 내가 까다롭다는게 자랑은 아니다. 이는 그만큼 내가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의 폭이 좁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조건을 274만가지를 나열해서 까다로운게 아니라 내 기준으로 '주관적인' 외모와 함께 다른 것들 2-3가지 정도에 대하여 나와 소통이 될만한 색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고, 지금까지 연애를 해 본 결과 그런 사람이 아니면 잠시 연애를 하다가..
인간은 사랑하기 위해 사는 존재 먹기 위해 사는가? 먹기 위해 사는가? 살기 위해 먹는가? 어렸을 적에는 이게 참 어려운 문제였는데 얼마 전에 이게 깔끔하게 정리가 됐었다. 인간은, 아니 최소한 나는 먹기 위해 산다는 것으로 말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하루에 세 끼뿐 아니라 간식, 차, 커피 등 하루에서 상당한 시간을 먹는 데 사용하는데 그 시간이 그저 생존을 위해 열량을 보충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하루가 너무 우울하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인간은 먹기 위해 사는 것이라고 입장을 정리를 했었다. 살기 위해 먹는가? 그런데 최근에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생각이 많아졌는데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나는 뭔가에 대해서 잘 모르겠을 때 주위에 다양한 변수들을 다 제거하고 가장 본질적인 영역으로 들어가서 생각해보려고 노력하는데 최근에는 사는 것..
인연과 운명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회사에 다닐 때 나보다 10살 이상 많은 선배가 해준 말이었다.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는 현실에 존재한다고.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가 없다는 말을 믿고 한 사람을 3년, 또 다른 사람을 2년 이렇게 찍다 보니 어느새 30대 후반이 되었다고. 그런데 지금 같이 사는 아내와는 소개를 받고 그냥 흘러, 흘러가다 보니 어느새 식장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되어있더라고. 그렇다. 열 번 찍어서 넘어가지 않는 나무도 있다. 물론 열 번 찍어서 넘어가는 나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듯하다. 그리고 서로 연락을 할 수단이 발달되어 있지 않은 시대에는 열 번 찍을 때까지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이 많았겠지만 사실 이제는 SNS나 카톡 등을 통해서 서로를 알기가 ..
사랑의 시작 이성에 눈을 뜨다. 지금 돌아보면 귀엽고 우스워보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나는 굉장히 어린 나이에 '이성'이라는 존재에 대해 눈을 떴던 것 같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내 눈에 너무 이뻐 보이는 여자애가 있었고, 4학년 때는 같은 반에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았던 한 여자아이를 정말 좋아했었다 (20년이 넘은 지금도 그 친구들의 이름이 기억나는게 신기할 정도로...). 어머니 심부름으로 마트에 갔다가 오는 길에는 꼭 그 아이가 살던 907동 그 아이의 방을 보고 '자는구나' 또는 '뭐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수학여행을 다녀온 후 내 카메라에 담겨있는 필름을 인화하면 그 아이의 사진만 하나 가득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이성에 눈을 뜨고 나서, 또 사춘기를 지나며 내게 닥친 가장 큰 ..
사랑은 어렵다 사랑은 어렵다. 참으로 어렵다. 내 안에 벅차오르는 이것이 사랑인지, 상대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인지, 다른 사람을 배제하고자 하는 욕구인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사랑에도 예의가 있다. 상대를 내가 다루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대해야 하며, 나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타인에 상처를 주지 않을, 그런 예의라는 것이 사랑에도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이 정당화가 되는 것은 아니며, 사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여 그것이 사랑인 것 또한 아니고, 사랑이라는 이름이 붙지 않았다 하여 그것이 사랑이 아닌 것도 아니다. 우리에게 찾아왔던 그것은, 당신들에게 찾아간 그것은, 사랑이었을까.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겠지, 사랑은 사랑의 흔적을, 욕망은 욕망의 흔적을, 욕구는 욕..
사랑은 변한다. 사랑의 시작 사람들이 (연애에 있어) 사랑이라고 말하는 감정과 관계의 시작은 불타는 듯한 열정을 동반한다. (물론 나이가 들수록 그 불은 약해지는 것도 같다.) 두 사람 중에 최소한 한 사람은 분명 뜨거운 마음을 갖고 관계를 시작하고, 그 감정이 어느 정도 이상 전이(?)가 되었을 때 그들은 서로를 연인이라 부른다. 이 시기는 소위 말하는 '콩깍지'가 씌운 상태로 사람들은 보통 그러한 상태를 사랑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그런데 누군가 그러더라. 평생 그러면 심장마비에 걸려 죽는다고. 우스갯소리로 한 말이지만 그 말이 우습지만은 않은 것은 분명 그러한 감정이 평생 그대로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두가 알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사랑을 시작하면서 그러한 사랑이 영원하기를 기대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뜨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