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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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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 1장-5장 말씀 묵상 죽으면 죽으리라. 이 말씀을 더 어렸을 때 참 많이 묵상했었다. 그 말씀의 무게를 모르고. 어떠한 것을 각오하고서라도, 하나님께 기도해 보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면 하겠다는 다짐. 왜인지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그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 여겼지만 현실을 그렇게 살아내지는 못했다. 순간순간 참 많은 것을 고민하고 계산했던 것 같다. 그러던 나를 하나님께서는 그런 방향으로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드셨고, 나는 그렇게 그 선택을 해서 지금 이 길을 가고 있다. 이 길은 생각보다 고통스럽고 힘들다. 그 길 자체가 고통스럽고 힘든 것은 아니다. 사실 나 하나만 놓고 본다면 난 충분히 행복하고 잘 살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그런 나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힘들다. 내 상황을 두고 판단하..
바람 피는 이들에게 남자의 본성(?)에 반하는 제도? 20대 초반에 남자들끼리 모임에서 농담이라고 했지만 사실 어느 정도는 진담이 섞인 대화가 오간 적이 있었다. 그 요지는 일부일처제는 남자의 본성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것이었다. 남자는 생물학적으로 한 사람에게 집중하지 않게 타고나는 존재이며, 종족번식을 위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이다. 나 역시 남자이기에 그들의 그런 말이 어떤 맥락에서, 그리고 왜 이뤄지는지에 대해서 이해는 충분했지만 그 안에서 왠지 모를 불편함과 어색함을 느꼈다. 하지만 과연 그럴지 여부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도 하지 않았고 어차피 일부일처제가 법으로 강제되어 있는 사회에서 그런 얘기를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그 문제를 그냥 그렇게 흘려보냈었다. 일부일처제에 대한 고민의 현실적 의미 하지만 그런 생각과..
결혼할 때는 불편함이 중요하다 감당하지 못할 불편함 학부시절 정말 '잘 나가던' 형이 있었다. 그 형은 키도 180cm으로 적당히 컸고, 멀끔하게 생겼으며, 노래도 잘할 뿐 아니라 말도 잘하는 편이었는데 거기다 성실하기까지 했다. 케이블에서도 시청률이 낮게 나온 프로그램이긴 했지만 리얼리티쇼에 출연도 했고, 소속사도 있었던 그 형은 잘 놀기까지 했다. 그래서인지 확인이 된 적은 없지만 그 형에 대해서는 나이트에서 여자를 만났다던지, 무용학과를 나온 사람만 만난다는 소문이 항상 있었다. 학부시절을 그렇게 화려하게 보낸 그 형은 굉장히 좋은 금융권 회사에 취업을 했고, 그 형을 아는 지인들은 모두 그 형이 높은 연봉을 받으니 화려한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형은 취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업무로 만난 다른 금융권 ..
30대 프리랜서의 결혼과 연애 A: 선배님! B: 오랜만이다! A: 그때 부탁드렸던 소개팅 시켜주세요! B: [임시 직장+프리랜서+박사=지방대 졸업]인 거 알지?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우선은 그 답변에 있는 '지방대'에 대한 선입견이 불편했고, 그럴듯한 직장이 없거나 경제적으로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상태인 것을 기준으로 '너 몇 점 짜리인지 알지?'라고 낙인을 찍는 듯한 내용이 그렇게 편하게 다가오지만은 않았다. 나보다 거의 20살이 많으신, 자녀가 다 대학에 다니는 나이가 있으신 선배님이 하신 말씀이고, 원래 돌직구를 던지시는 스타일이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지만 그 파도의 여파는 며칠이 지난 지금도 남아있다. 물론, 그분에 대한 개인적인 원한이나 감정은 없다. 그분은 원래 좀 돌직구이고 좋게 표현하자면 엄청난 극 현실주의자이..
눈이 높은 사람은 드물다. 소개팅이 들어오지 않을 조건 소개팅을 하기 싫은데 다른 사람들이 굳이 시켜주겠다고 할 때 그걸 한 마디로 거절하는 방법이 있다면, 그건 '나 눈 정말 높아서 소개팅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라고 하는 게 아닐까? 조금 재수가 없게 들리겠지만, 또 그에 대응하여 사람들이 거울을 보라고, 혹은 너 자신을 돌아보라는 가르침을 선사하려고 하겠지만 그래도 정말 누군가에게 소개팅을 받고 싶지 않다면 이만큼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소개팅을 마구잡이로 엄청 많이 받기 위한 전략도 간단하다. '나 정말 따지는 것 없어. 치마만 두르면 돼. 주민등록 번호 뒷자리 첫 번호가 나랑 다르면 돼. 나 정말 눈 낮어'라고 말하고 다니면 소개팅을 받는 것 자체가 어렵지는 않을 수 있다..
바람 피우는 이들에게 남자의 본성(?)에 반하는 제도? 20대 초반에 남자들끼리 모임에서 농담이라고 했지만 사실 어느 정도는 진담이 섞인 대화가 오간 적이 있었다. 그 요지는 일부일처제는 남자의 본성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것이었다. 남자는 생물학적으로 한 사람에게 집중하지 않게 타고나는 존재이며, 종족번식을 위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이다. 나 역시 남자이기에 그들의 그런 말이 어떤 맥락에서, 그리고 왜 이뤄지는지에 대해서 이해는 충분했지만 그 안에서 왠지 모를 불편함과 어색함을 느꼈다. 하지만 과연 그럴지 여부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도 하지 않았고 어차피 일부일처제가 법으로 강제되어 있는 사회에서 그런 얘기를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그 문제를 그냥 그렇게 흘려보냈었다. 일부일처제에 대한 고민의 현실적 의미 하지만 그런 생각과..
비혼 멍하니 앉아있다. 제목을 쓰고 모니터를 보며 한참을 앉아있었다. 남의 일이라고 항상 생각했던 두 글자가 하얀 모니터 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을 보니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이는 사실 비혼이라는 것을 선택하지는 말자는 글을 쓰려고 했는데 두 글자를 보고 있노라니 내 처지가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하지 못하는 것일까? 비혼을 선언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안'하는 것일까 아니면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못'하는 것일까? 두 글자를 멍하니 보면서 내 통장 잔고를 떠올려보니 나 역시 비혼을 선택해야 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가슴이 시리도록 파고들었다. 그리고 아팠다. 때로는 상황에 떠밀려서, 때로는 내가 가고 싶은 길을 찾아 헤매고 헤매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 끝에서 결..
연애에서의 다름과 틀림 나의 다름이 틀림이었을 때 31살 때 일이었다. 당시에 만나던 친구와 만난 지 몇 달이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고, 화이트데이가 코앞이었다. 그 친구는 나보다 한 살이 어렸는데 '이 나이에 무슨 화이트데이 같은걸 챙기냐'면서 대학원 생활도 바쁠 텐데 챙길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 그래도 챙기고 싶긴 한데, 학교 근처에는 마땅히 백화점도 없었고 학교 후문 쪽에 살고 있었을 뿐 아니라 대학원 생활이 너무 팍팍하던 시기여서 어디 멀리 나갈 엄두가 나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근처에서 구할 수 있는 사탕이랑 초콜릿으로 아름아름, 그냥 귀엽게 만들어서 그 친구에게 줄 것을 직접 만들었다. 화이트데이에 큰 의미도 두지 않는 친구니 이 정도면 그냥 넘어갈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무 말 없이 데이트를 하면서 '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