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191) 썸네일형 리스트형 삼십대 후반에 연애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것 서른여덟이 되었다. 한국 나이로. 만으로는 서른일곱. 같이 일하는 외국 파트너들과는 나이 얘기를 하지도 않지만 나이를 묻는다면 생일이 안 지났으니 서른여섯이라고 할 것이다. 사실 1월 1일부터 거의 계속 누워 있었기 때문에 새해가 왔다는 것이 와 닿지를 않았다. 그런데 타미플루를 5일 먹고 이제 그래도 앉아 있을 수 있는 상태가 되고 나니 나이 생각이 났다. 어느새 서른여덟이 되었다. 나는 내 서른여덟이 이럴 줄은 몰랐다. 스물여덟에 연봉으로는 한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회사에 입사했고, 이년 조금 넘게 다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로스쿨을 갈 때만 해도 난 서른여덟의 내가 이런 모습일 줄은 몰랐다. 이제 박사학위를 받는, 빚도 없지만 돈도 재산도 없는, 결혼 못한 삼십 대 후반. 이것이 대한민국이라.. 남사친 여사친이 가능할까? 가능하다고 믿었다.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속한 집단의 특성상 여자들이 훨씬 많았고, 사실 지금도 마음 편하게 수다를 떠난 사람들은 누나들이 대부분일 정도로 주위에 여사친이 많았기 때문에 난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가깝고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주제에 대해서 논쟁을 벌이면 난 항상 당연히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입장에 서 있었다. 하지만 주위에 그렇게 많던, 소개팅을 100번 넘게 주선할 수 있을 정도로 많았던 여사친들이 결혼을 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 남편이 날 잘 알아도, 그 여사친에게는 따로 보자는 연락을 쉽게 하지 못하게 되더라. 심지어는 내가 소개팅을 주선해서 결혼한 부부에게도.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파리에 가서 신세.. 소개팅과 '연인'이 된다는 것 이전 글에서도 썼지만, 지난 얼마 간 참 열심히 노력했다. 소개도 많이 받았고, 다양한 형태의 노력을 했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이렇게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은 말이다. 그 과정에서 대부분 사람들과는 한 번 만나고 나서 다시 연락을 하지 않았지만, 몇 번을 더 본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더 만날 것인지에 대해서 항상 망설이게 했던 것은, 소개팅으로 만난 사람과 언제부터 '연인'이 되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였다. 사실 소개팅계(?)에는 암묵적으로 원칙 아닌 원칙이 있다고들 한다. 3번 만나고, 다시 연락하고 보면 실질적으로 연인관계로 발전한 것이라는 원칙이 말이다. 사실 어렸을 때는 그게 이해가 안 되었다. '어떻게 3번을 만나고 누군가에게 마음이 생긴단 말인가?'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연애, 어떤 사람과 해야 하나? 소개팅을 100번 넘게 주선해 보고, 나 자신도 최소한으로 잡아도 50번 이상은 해보고 내린 결론은 연애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소개팅을 주선하는 데 있어서 사람들이 찾는 조건들을 맞춰서 최대한 해주려고 노력을 하는 편인데, 그런 조건이 맞는 사람을 소개하여주면 두 사람이 다른 이유로 상대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경우들을 자주 봤다. 이는 내 경우도 마찬가지. 소개팅을 할 당시에 내가 따진 조건들이 다 맞는 사람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것으로 인해 연애를 시작하기까지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이런 경험들을 하고 나서 내가 내린 결론은 '결국 만나봐야 안다'라는 것. 어떤 커플들은 서로가 너무 다르기에 잘 맞고 어떤 커플은 굉장히 비슷하기 때문에 잘 맞는다고 하는데, 그런 커플들을 자세.. 연애에서의 외모와 경제력 남자들에게 여자의 외모. 여자들에게 남자의 경제력. 두 가지는 너무나도 흔하게 비교되는 연애의 조건이다. 남자들이 여자의 외모를 보는 것을 정당화하고 싶다면, 여자들이 남자의 경제력을 보는 것에 대해서 판단하지 말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리고는 한다. 과연 그 두 가지가 같은 차원의 것일까?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두 가지를 같은 선상에 놓고 판단하게 되면 사회적으로 남녀평등에 대하여 주장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 모순이 되게 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남자가 여자의 외모를 (본인의 기준으로, 본인 눈에 이쁜 사람을 찾는 방식으로) 보는 것은 남자 안에 있는 '자연적 본능'에서 나오는 것인데 (남자로서 의식하지 않으려 수도 없이 노력해 본 결과 말하는데 진심이다. 정말이다. 나도 외모를 의식하지 않을 수.. 사랑과 연애의 구성요소 사랑과 연애를 주제로 글을 쓸때면 솔직히 가끔은 '이게 예전에 썼던 그 말 아닌가?'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물론 드러나는 현상도 다르고, 사용하는 표현도 다르며, 적용되는 경우도 다르지만 사실 그 안에 공통적으로 깔려 있는 것은 분명히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너무 썰을 이리저리 풀어대는 거 아닌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가 많이 있다. 실제로 그런 고민을 하다가 쓰지 않은 주제들도 있고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는 자연스럽고,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같은 말의 동어반복처럼 느껴지지만 조금씩 다른 말들을 하고 있다는 것은 그 생각과 말들이 하나의 토대 혹은 기초 위에 쌓여있기 때문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너무 중구난방식으로 완전히 다른 말을 하고 있다면, 그게 오히려 생각이 정.. 콩깍지의 위대함에 대하여 콩깍지의 힘은 진실로, 정말로 위대하다. 예전에 남자들은 외모를 본다고 주장했지만, 콩깍지가 제대로 씌워지면 사실 남자들은 외모를 확 덜 보거나 안보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건 경험담이다. (자세한 얘기를 공유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듯해서 생략하는 걸로...) 그만큼 콩깍지가 씌워지는 현상은 엄청난 일이다. 그렇게 우리는 누군가와 연애를 시작할 때 모두 어느 정도는 콩깍지가 씌워진다. 혹자는 본인이 콩깍지가 씌워진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상대가 너무 좋아서 만난다고 할지도 모르나, 사실 누군가에게 감정적으로 빠진다는 것은 이미 그만큼 누군가에게 '콩깍지가 씌운 것'이 아닐런지... 사실 완벽한 사람은 없기에 상대가 그저 마냥 좋아 보이고 그의 부족한 점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면 이는 .. 연애, 상대를 바꾸려하지 말자 외모, 스펙, 연봉까지 모든 것을 다 갖춘 형이 있었다. 클럽에서 무용을 전공하는 여자 친구도 만나고, 본인 일은 철저하게 하면서도 정말 잘 놀고 잘 나가는 형이었기에 우리는 모두 그 형이 당연히 결혼을 늦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형이 청첩장을 들고 나타났다. 그것도 30을 갓 넘긴 나이에 말이다. 누구도 예상을 하지 못한 상황이었기에 당황해하며 도대체 왜 벌써 결혼을 하냐고 물었고, 그 형의 대답은 간단했다. '이 사람은 내가 죽어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단점은 없어'라고. 20 중후반이었던 내게 그 대답은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아니 내가 생각하는 조건을 갖춘 사람이 아닌, 단점의 유무로 평생을 살 배우자를 선택한다니 이는 또 무슨 말이란 말인가. 그리고 그렇게 자유분방했기에..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