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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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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에 대한 생각 내 지인이 처음 이혼을 한 것은 그 친구가 20대 후반, 내가 30대 초반일 때였다. 오랜만에 약속을 잡고, 우연히 그 친구 웨딩촬영 현장 같은 사진을 다른 지인의 SNS에서 보고 '결혼했니?'라고 물어보자 돌아오는 대답은 '이혼했는데?'였다. 가볍게 만나려던 자리는 진지해졌고, 술이 들어가자 그 친구는 회사 사람들에게 말을 못했다며 잠도 잘 오지 않아서 회사에 먼저 나가 무슨 얘기인지도 모르겠는 성경을 무작정 읽는다고 했다. 교회에는 다닌 적이 전혀 없는 친구였다. 그 친구가 처음이었지만 마지막은 아니었다. 그리고 간간이 들려오는 이혼 소식들의 사유도 다양했다. 이혼이 좋은 소식은 아니다 보니 구체적인 얘기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단편적으로 들려오는 이혼의 이유들은 참으로 다양했다. 소위 말하는 모태신..
'첫 키스만 50번째'의 사랑 현실주의자의 시각 하와이에 여행 온 여자들과 돌아가며 잠자리를 즐기던 남자가 잠자고 일어나면 어제 있었던 일을 반복적으로 잊어버리는 여자를 지고지순하게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 사실 지극히 이성적이고 현실적으로 이러한 사랑을 바라보게 되면 말이 안 되어 보이는 것이 훨씬 많은 게 사실이다. 아무리 그다음 날 일어났을 때 과거에 있었던 주요한 일들을 녹화한 비디오를 보여준다고 한들, 두 사람 간의 추억이 축적되지 않는 관계가 평생을 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연애라는 것은, 사랑이라는 것은 두 사람 간의 추억이 서로에게 쌓이는 것이며, 그렇게 서로 공유한 추억과 감정을 기반으로 단단한 신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 영화에서 헨리와 루시의 사랑은 사실 매우..
어쩌면 결혼할 사람에 대하여 어머니 아버지께서 내년에는 지방으로 내려가 사시겠다며 지방자치단체에서 진행하는 한 프로그램에 신청하러 내려가셨다. 그리고 같은 날 나보다 나이가 많이 어린, 내가 물리적으로 업은 적이 있는 동생이 휴가를 유럽으로 떠났다. 나 혼자 아무 일 없이 서울에 있는 그날. 이상하게 부모님과 동생이 모두 신경 쓰였다. 나보다 운전을 훨씬 오래 하셨고 잘하시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녀오신다는데, 두 분이 지금까지 우리 가정을 끌어오셨는데 뭐가, 그리고 왜 그렇게 신경 쓰였을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이가 들면 부모와 떨어져 사는 게 맞는 듯하다며 혼자 살 집을 찾아다니던 난 왜 두 분이 따로 사시는 것이 걱정이 되는 걸까? 거기에 나보다 키도 크고, 연봉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되며 영어도 편하게 쓰는 다 큰 동생은 또..
'결혼해라'는 말이 소용 없는 이유 30대 후반에 실제 상황은 둘째 치더라도 그냥 겉으로 보이는 스펙은 멀쩡한 남자는 주위에서 '결혼할만한 사람을 만나라'라던지 '연애하라' 또는 '네가 너무 눈이 높은 것 아니냐'는 말을 밥 먹는 횟수만큼은 듣는 느낌이다. 끼니를 거르지 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30대 초중반까지는 그런 얘기에 짜증이 났고, 중반에는 귀찮아졌으며, 중후반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후반이 되니 반대로 '저 쓸데없는 소리를 뭐하러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아무리 얘기해도 의미가 없을 말을 하는데 왜 시간, 에너지, 말을 낭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혹자는 그럴지도 모른다. 주위에서 그렇게까지 말을 안 하면 생각이 없어질까 봐 그런다고. 그런데 그 생각 자체가 모순인 것은, 30대 중반을 넘어서면 남녀를 불문하고 싱글들은..
가족의 의미 부모님이 무서웠던 시절이 있었다. 부모님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버둥거리며 살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리고 머리가 커지면서 칭찬은커녕 채찍질만 하시는 듯한 부모님이 원망스러웠던 적도 있었다. 왜 어머니, 아버지는 말을 이렇게 못해주시느냐며, 왜 내게 그러서야 하냐며 지금 내가 하는 말이 그 맥락이 아니지 않냐고 대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내 가정을 아직 꾸리지는 못했지만. 내가 속한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남편, 아빠라는 호칭은 아직 없고 아들로서의 지위만 존재하지만 이제는 어머니, 아버지의 뒷모습이 보인다. 어머니, 아버지께서 그러시게 되는 것들이 보이고 이제는 그분들이 말로 하지 않으셔도 그 마음이 보인다. 그리고 한동안은 그렇게 피하고 싶은 대상이었던 가족이, 표현은 못하지만 항상 그리움의 대..
남자와 스킨십, 성 스킨십에 대한 내 기준 난 혼전'순결'이라는 말을 좋아하지도 않고 누군가가 특정한 성적행위를 한다고 해서 더러워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혼후 관계'는 지켜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모든 남자들이 성관계에 있어서 여성의 의견을 100% 존중한다면 그 기준은 지켜지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는 상식적으로 '첫 경험'을 하는 여성은 혹시나 아이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첫 경험을 선뜻 한 치의 거부감도 없이 온전한 사랑의 언어로 받아들이면서 임하기가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지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심지어 결혼한 여성들도 아이를 가질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있으면 잠자리에 들고 나서 어느 정도는 두려운 마음이 생긴다고 하더라. 다만 어떤 형태로든 두 사람이 ..
외모를 보는 시선 연애에 있어서 외모만큼 자주 언급되는 단어가 있을까? 그리고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도 말이다. 남자는 모두 외모를 본다는 말, 그러려면 거울부터 봐야 한다는 말, 여자는 외모를 보지 않느냐는 일반론에서부터 해서 남자는 여자의 어떤 외모를 본다든지, 어떤 사람을 좋아한다는 식의 말들 말이다. 아주 솔직히 이제는 지겹다 싶을 만큼 연애에 대한 대화에서 외모는 항상 논의가 되는 주제인 듯하다 이는 사실 남녀 모두에게 이성을 만나는 데 있어서 외모가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사람은 본인은 정말 외모를 안 본다고 할지 모르나, 외모를 안 보는 것도 사실은 외모를 의식하는 것일 수도 있다. 너무 잘생긴 사람은 싫다는 사람 어쨌든 외모를 의식한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건 절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우..
여자, 선물, 명품백? 남녀관계에서 남자들이 가장 큰 딜레마에 빠지는 지점 중 하나는 비싼 선물을 사줬음에도 불구하고 여자 친구나 아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때가 아닐까 싶다. 남자 입장에서는 분명히 큰 마음을 먹고 사줬는데 반응이 탐탁지 않거나 오히려 타박을 받으면 얼마나 억울할까? 이런 상황을 놓고 어떤 남자들은 여자들이 이중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선물을 한 이후 여자들의 반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이면에 있는 그녀들의 마음과 사고체계를 이해해야 한다. 일단 분명히 해둘 것은, 명품백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여자는 있어도 '싫어'하는 여자는 없다는 것이다. ('명품백'이 주는 사치스럽고 화려하다는 이미지를 제거하고 '좋은 물건'을 준다고 생각해보자. 좋은 물건을 선물로 받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