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 (222) 썸네일형 리스트형 30대 프리랜서의 결혼과 연애 A: 선배님! B: 오랜만이다! A: 그때 부탁드렸던 소개팅 시켜주세요! B: [임시 직장+프리랜서+박사=지방대 졸업]인 거 알지?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우선은 그 답변에 있는 '지방대'에 대한 선입견이 불편했고, 그럴듯한 직장이 없거나 경제적으로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상태인 것을 기준으로 '너 몇 점 짜리인지 알지?'라고 낙인을 찍는 듯한 내용이 그렇게 편하게 다가오지만은 않았다. 나보다 거의 20살이 많으신, 자녀가 다 대학에 다니는 나이가 있으신 선배님이 하신 말씀이고, 원래 돌직구를 던지시는 스타일이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지만 그 파도의 여파는 며칠이 지난 지금도 남아있다. 물론, 그분에 대한 개인적인 원한이나 감정은 없다. 그분은 원래 좀 돌직구이고 좋게 표현하자면 엄청난 극 현실주의자이.. 눈이 높은 사람은 드물다. 소개팅이 들어오지 않을 조건 소개팅을 하기 싫은데 다른 사람들이 굳이 시켜주겠다고 할 때 그걸 한 마디로 거절하는 방법이 있다면, 그건 '나 눈 정말 높아서 소개팅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라고 하는 게 아닐까? 조금 재수가 없게 들리겠지만, 또 그에 대응하여 사람들이 거울을 보라고, 혹은 너 자신을 돌아보라는 가르침을 선사하려고 하겠지만 그래도 정말 누군가에게 소개팅을 받고 싶지 않다면 이만큼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소개팅을 마구잡이로 엄청 많이 받기 위한 전략도 간단하다. '나 정말 따지는 것 없어. 치마만 두르면 돼. 주민등록 번호 뒷자리 첫 번호가 나랑 다르면 돼. 나 정말 눈 낮어'라고 말하고 다니면 소개팅을 받는 것 자체가 어렵지는 않을 수 있다.. 바람 피우는 이들에게 남자의 본성(?)에 반하는 제도? 20대 초반에 남자들끼리 모임에서 농담이라고 했지만 사실 어느 정도는 진담이 섞인 대화가 오간 적이 있었다. 그 요지는 일부일처제는 남자의 본성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것이었다. 남자는 생물학적으로 한 사람에게 집중하지 않게 타고나는 존재이며, 종족번식을 위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이다. 나 역시 남자이기에 그들의 그런 말이 어떤 맥락에서, 그리고 왜 이뤄지는지에 대해서 이해는 충분했지만 그 안에서 왠지 모를 불편함과 어색함을 느꼈다. 하지만 과연 그럴지 여부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도 하지 않았고 어차피 일부일처제가 법으로 강제되어 있는 사회에서 그런 얘기를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그 문제를 그냥 그렇게 흘려보냈었다. 일부일처제에 대한 고민의 현실적 의미 하지만 그런 생각과.. 결혼 못하는 사람들 연애가 급하지 않은 사람들 20대 중반에 동아리에서 파트장을 맡고 있을 때였다. 연습이 끝나고 있었던 술자리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친한 후배 셋이서 진지하게 난상토의를 벌이고 있었다. 그 주제는 내가 왜 연애를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 그 결론이 궁금했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들의 결론은 내가 연애가 급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사실 그 순간에는 동의하기 힘들었다. 난 정말 연애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아주 가끔씩 그 시점을 돌아봤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이 맞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때 난 사실 연애가 우선순위에서 그렇게 높은 곳에 있지 않았던 것 같다.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고, 그중에 연애가 포함되어 있었을 뿐, 내가 하고 싶은 것들 안에서 만약 진지하게 우선순위를 꼽았다.. 비혼 멍하니 앉아있다. 제목을 쓰고 모니터를 보며 한참을 앉아있었다. 남의 일이라고 항상 생각했던 두 글자가 하얀 모니터 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을 보니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이는 사실 비혼이라는 것을 선택하지는 말자는 글을 쓰려고 했는데 두 글자를 보고 있노라니 내 처지가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하지 못하는 것일까? 비혼을 선언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안'하는 것일까 아니면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못'하는 것일까? 두 글자를 멍하니 보면서 내 통장 잔고를 떠올려보니 나 역시 비혼을 선택해야 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가슴이 시리도록 파고들었다. 그리고 아팠다. 때로는 상황에 떠밀려서, 때로는 내가 가고 싶은 길을 찾아 헤매고 헤매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 끝에서 결.. 연애에서의 다름과 틀림 나의 다름이 틀림이었을 때 31살 때 일이었다. 당시에 만나던 친구와 만난 지 몇 달이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고, 화이트데이가 코앞이었다. 그 친구는 나보다 한 살이 어렸는데 '이 나이에 무슨 화이트데이 같은걸 챙기냐'면서 대학원 생활도 바쁠 텐데 챙길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 그래도 챙기고 싶긴 한데, 학교 근처에는 마땅히 백화점도 없었고 학교 후문 쪽에 살고 있었을 뿐 아니라 대학원 생활이 너무 팍팍하던 시기여서 어디 멀리 나갈 엄두가 나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근처에서 구할 수 있는 사탕이랑 초콜릿으로 아름아름, 그냥 귀엽게 만들어서 그 친구에게 줄 것을 직접 만들었다. 화이트데이에 큰 의미도 두지 않는 친구니 이 정도면 그냥 넘어갈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무 말 없이 데이트를 하면서 '귀여.. 사랑은 짐을 나눠지는 것 나의 짐, 상대의 짐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 인생의 짐을 지고 산다.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걸으면서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것은 '인생의 짐'에 대한 것이다. 그 길을 걸으며 등에 느껴지는 가방의 무게에 우리가 걷는 인생길에 우리 등에 얼마나 많은 짐을 지고 가는 지를 절실하게 깨닫는다. 신기한 것은 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그 짐의 무게가 덜하게 느껴지고, 그 무게에 내 몸이 적응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 짐을 지고 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조금씩 더 무거운 짐을 질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생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능력에도 순간순간 기복이 있다는 데 있다. 그 짐을 지고 오르막을 걷게 되거나, 걷다가 웅덩이에 빠질 때면 같은 짐도 더 무겁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연애.. 연애, 일단 많이 하는 것이 좋다. 연애를 많이 하는 것이 좋다고 하면, 사람들은 아무나 만나라는 것이냐고 묻는다. 그런 것은 아니다. 연애는 항상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머리와 마음을 다 써서 해야 한다. 때로는 마음이 이성을 마비시킬 때도 있고, 이성이 마음을 누를 때도 있을 테지만, 그러한 과정을 겪는 것 자체가 중요하고 소중한 경험들이다. 그래서 모든 연애는 상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부터 헤어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상대에게 맞춰줘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한쪽이 종속된 관계는 건강한 연애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애는 '관계'이기에. 연애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서로 맞추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 이전 1 ··· 3 4 5 6 7 8 9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