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95) 썸네일형 리스트형 자기중심적인 생각의 뿌리 최근에 한국에서 일어나는 몇몇 현상들을 보면서 '왜 저렇게까지 할까?'라는 생각을 하고, 그 이면에 어떤 마음들이길래 저렇게 하는 것인지를 살펴보니 그 중심에는 무의식 중에 세상이 자기중심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세상 모든 일에 의견을 내고, 그것을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며, 상대는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결국 자기중심적인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나? 그렇다면 그런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행동양식이 어디에서 오는 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건 결국 우리나라 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우리나라는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말하는 맥락을 이해할 수 있어.. 실력 학벌주의에 반대하면서 나오는 말이 '실력'으로 사람을 뽑으라는 것이다. 그 말이 맞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첫 번째는 좋은 학교를 나온 사람들은 실력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사람을 뽑을 때 실력이라는 것이 측정 가능해야 한단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 실력이 없는 것은 아니란 것이고, 사실 사람을 뽑을 때 분명하게 측정 가능한 실력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사실 두 가지 전제 중에서 더 근본적인 것은 과연 사람을 뽑을 때의 기준은 '실력'이라는 것이 측정 가능한지 여부에 있다. 내가 있었던 회사에서는 우리 기수부터 1박 2일 동안 면접을 봤고, 내가 주니어일 때 1박 2일 면접 때 그룹 면접에서 면접자들을 인솔하면서 혹시라도 주니어들.. 노동 학부시절 어느 날이었다. 길을 가다가 비가 오는데 거리를 쓸고 계시는 환경미화원 아저씨를 봤다. 그 아저씨를 지나가는 버스 안에 앉아서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다. 처음 들었던 생각은 '저 아저씨 얼마 받으실까?'였다. 그리고 상상해 봤다. 환경미화원의 일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지 않으면 이 세상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스포츠 선수들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그들이 더 이상 스포츠를 못한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 환경미화원으로 불리시는 분들이 한 달, 아니 일주일만 일을 안 하신다면 아마 동네마다 썩은내가 진동하지 않을런지. 여름에는 시큼한 냄새가 거리를 가득 채울 것이고, 겨울에는 꽁꽁 얼어붙은 길거리 위에서 스케이트 타듯이 걸어 다녀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스포츠 선수들.. 인기 지하철에서 화면을 보고 있는데 처음 보는 이름 모를 걸그룹이 지하철 문화 홍보 캠페인을 하는 것을 봤다. '저 친구들도 유명해지고 인기가 많아지는 게 목표겠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다 문득 저 친구들이 유명해지지 않는다면 그 이후에 어떤 삶을 살게 될지가 궁금해졌다. 그나마 유명해진 이들이야 유명해진 기간 동안 벌어들인 돈을 기반으로 무엇인가를 하거나 그 돈을 알뜰하게 쓰면서 살 수 있겠지만... 그러면서 인기라는 것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인기'라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추구되어야 할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가? 고등학교도 사실은 공부 좀 한다는 친구는 인기가 있는 학교에 가고 싶어 하고, 학부 전공을 택하는 것도, 졸업 후 진로를 정하는 것도 사실 대부분 '인기'를 .. 신뢰 인간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 개인적으로는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지만, 그러한 '사랑'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우리는 사랑에서 감정적인 부분을 가장 중요하는 경향이 있고, 실제로 사랑에서 감정적인 요소는 매우, 매우 중요하다. 상대에 대한 특별한 감정이 없다면 그것이 어떻게 사랑이겠는가? 물론 그러한 '특별한' 감정이라는 것이 가슴이 콩닥거리는 것일 수도 있고, 설레는 것일 수도 있고, 그저 가만히 있어도 편안해지는 느낌일 수도 있기에 그러한 감정이 어떤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분명 사랑에는 어떤 형태로든 감정적인 부분이 동반된다. 하지만 그러한 감정만으로 사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욕정, 욕망, 호감 등 다양한 형태의 감정들도 그러한 '감정적인' 요소는 동반하.. 쓸모 '야 쓸 데 없는 짓 하지 마' "야 그런 거 아무 쓸모없어' 우리가 너무나도 쉽게, 자주 쓰는 표현들이다. 그리고 사실은 굉장히 폭력적이고 과감한 표현이기도 하다. 그러한 표현은 무엇인가가 쓸모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해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기준에서, 왜 그러한 판단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도 없이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리가 사는데 '쓸모' 있는 일은 얼마나 될까? 밖에 나가서 친구들이랑 밥을 먹는 것,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 콘서트를 가는 것, 음악을 듣는 것, 인터넷에서 사진이나 영상들을 보는 것 모두 사실 엄연히 말하면 '쓸모' 있는 일은 아니지 않나? 그렇다면 명확하게 쓸모가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 운동을 하는 것, 밥을 먹는 것, 내가 사는 곳을 청소하는 .. 실패 제대로 된 실패 한번 해보지 않았으면서, 정말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내게 손가락질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본 적도 없으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반복적으로 들 정도로 힘들어 본 적이 없으면서 실패는 자산이라고, 실패를 극복해 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말을 많이 한 사람들 중에는 정작 본인이 실패를 하고 나서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봤다. 그런 실패를 해 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억이 희석이 되는 사람들은 내 주위는 물론 언론에서도 많이 본다. 실패할 때는 그렇게 위축되어 있던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실패를 자신의 힘으로 혼자서 극복한 것처럼 떠들어대는 모습을 보면 실소를 금할 수가 없는데, 이는 내 경험상 어떠한 실패도 완전히 내 힘만으로 극복할 수는 없기 때.. 여행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에 기회가 되어 야후에서 보내주는 응원단으로 독일에 갔었다. 두 경기를 봤는데 그 사이에 하이델베르크를 방문해서 문화충격에 빠졌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 도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갔더니 그곳은 그저 서양사람들이 많은 에버랜드처럼 느껴졌다. 워낙 부모님께서 여행을 좋아하셔서 방학 때면 거의 습관처럼 여행을 다녔지만 본격적으로 여행을 어떻게 하는지, 왜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던 것은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왜 여행을 다니는지. 왜 굳이 비싼 돈을 내가면서 여행을 떠나야 하며, 왜 특정한 숙소에 묵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겨우 2년 정도 회사를 다닐 때 첫 해는 가족 여행을 다녀온 후 그저 서울 안에서 걷고, 쉬고, 걷고 쉬며 휴가를 보냈고, 2년 차 때는 .. 이전 1 ··· 8 9 10 11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