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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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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에 대한 생각 내 지인이 처음 이혼을 한 것은 그 친구가 20대 후반, 내가 30대 초반일 때였다. 오랜만에 약속을 잡고, 우연히 그 친구 웨딩촬영 현장 같은 사진을 다른 지인의 SNS에서 보고 '결혼했니?'라고 물어보자 돌아오는 대답은 '이혼했는데?'였다. 가볍게 만나려던 자리는 진지해졌고, 술이 들어가자 그 친구는 회사 사람들에게 말을 못했다며 잠도 잘 오지 않아서 회사에 먼저 나가 무슨 얘기인지도 모르겠는 성경을 무작정 읽는다고 했다. 교회에는 다닌 적이 전혀 없는 친구였다. 그 친구가 처음이었지만 마지막은 아니었다. 그리고 간간이 들려오는 이혼 소식들의 사유도 다양했다. 이혼이 좋은 소식은 아니다 보니 구체적인 얘기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단편적으로 들려오는 이혼의 이유들은 참으로 다양했다. 소위 말하는 모태신..
어쩌면 결혼할 사람에 대하여 어머니 아버지께서 내년에는 지방으로 내려가 사시겠다며 지방자치단체에서 진행하는 한 프로그램에 신청하러 내려가셨다. 그리고 같은 날 나보다 나이가 많이 어린, 내가 물리적으로 업은 적이 있는 동생이 휴가를 유럽으로 떠났다. 나 혼자 아무 일 없이 서울에 있는 그날. 이상하게 부모님과 동생이 모두 신경 쓰였다. 나보다 운전을 훨씬 오래 하셨고 잘하시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녀오신다는데, 두 분이 지금까지 우리 가정을 끌어오셨는데 뭐가, 그리고 왜 그렇게 신경 쓰였을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이가 들면 부모와 떨어져 사는 게 맞는 듯하다며 혼자 살 집을 찾아다니던 난 왜 두 분이 따로 사시는 것이 걱정이 되는 걸까? 거기에 나보다 키도 크고, 연봉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되며 영어도 편하게 쓰는 다 큰 동생은 또..
지나간 사랑에 대한 예의 난 과거를 잘 잊는다. 내가 머리가 나빠서 그런지 몰라도 난 내가 과거에 만났던 연인에 대한 나쁜 기억이 별로 없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헤어지고 나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 사람의 이름도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때도 있을 정도로, 과거에 만났던 사람들과의 일들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물론 모든 것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그 사람과 갔던 카페, 그 사람과의 첫 키스 장소, 그 사람에게 고백을 했던 장소를 지나갈 때면 그때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살아나기는 한다. 하지만 그런 기억이 난다고 해서 짜증이 나지는 않는다. 그저 피식 웃고 만다. '그땐 그랬지'라는 생각과 함께. 내게는 그렇게, 이전에 만났던 사람들이 나쁘게 기억되지 않는다. 그 사람들과 만날 때 즐거웠던 기억, 고마웠던 기억들은 가끔씩, 아주..
연인과 부부 간의 다툼에 대하여 연인, 부부의 다툼 연인들이 싸우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래서 그 이유를 하나로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때로는 연인 간의 다툼이 정말로 오롯이 한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사실 대부분의 경우, 연인들 간의 싸움은 두 사람이 모두 본인 중심적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더 강하거나 서로 대화가 거의 없거나 일상을 거의 공유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연인 혹은 부부간의 다툼은 두 사람 모두 서로에게 사과하고 화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물론 바람을 피웠거나, 다른 이성이랑 스킨십을 했다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과 같이 일방이 100% 과실이 있는 경우는 제외하고 하는 얘기다. 하지만 이 정도 설명이 충분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연인이나 부부는 아이러니하게도..
결혼을 해야 하는 이유 친구들과의 대화 아버지께서는 무역회사에 다니셨고, 그 때문에 나는 국내와 외국을 어린 시절에 많이 오가면서 살았다. 그런데 아버지께서는 고등학교만큼은 한국에서 나와야 한다며 나를 한국으로 혼자 돌려보내셨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나는 어차피 한국 사람이고 결국은 한국에서 살아야 할 것인데 고등학교 친구들이 평생 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혼자 한국으로 돌아와서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에 다녔고, 한 학년에 200명도 되지 않는 작은 학교를 다녔기에 우리 동기들은 서로의 근황을 은근히 계속해서 전해 들으며,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는 친구들이 결혼하기 전까지 얘기였다. 지금 나와 친한 동기들은 거의 결혼을 했는데, 이들이 결혼한 후에는 사실 서로 자주 보지도 못하지만 만나더라도 대..
사랑과 연애의 구성요소 사랑과 연애를 주제로 글을 쓸때면 솔직히 가끔은 '이게 예전에 썼던 그 말 아닌가?'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물론 드러나는 현상도 다르고, 사용하는 표현도 다르며, 적용되는 경우도 다르지만 사실 그 안에 공통적으로 깔려 있는 것은 분명히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너무 썰을 이리저리 풀어대는 거 아닌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가 많이 있다. 실제로 그런 고민을 하다가 쓰지 않은 주제들도 있고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는 자연스럽고,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같은 말의 동어반복처럼 느껴지지만 조금씩 다른 말들을 하고 있다는 것은 그 생각과 말들이 하나의 토대 혹은 기초 위에 쌓여있기 때문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너무 중구난방식으로 완전히 다른 말을 하고 있다면, 그게 오히려 생각이 정..
결혼의 손익계산서 2 생물학적인 것은 변하지 않지만... 첫 번째 포스팅에서는 사회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지위가 왜 특정한 형태로 형성이 되었을 것이며, 그게 현대사회에는 왜 그대로 적용이 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그런데 결혼의 문제에 있어서 과거와 현재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딱 한 가지 있다. 그건 임신은 여자가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결혼 혹은 가정에서 변하지 않은 유일한 요소인 임신이 가정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그건 여자가 임신을 한다는 사실이 여자의 사회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단 많은 회사들은 임신을 하면 여자들을 특별히 배려해줘야 하고, 출산 이후에는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보장해주는 것이 바람직하거나 사회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에 남자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착각 경험의 폭 사람들이 에스프레소를, 커피를 왜 마시는지 이해를 못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이탈리아에 1달을 머물 기회가 있었다. 1달 정도 머물면서 취재하고 인터뷰하는 게 일상이었던지라 이탈리아 사람들을 과장 없이 수십 명 넘게 인터뷰를 했는데 그 사람들은 인터뷰가 5분을 넘어가면 에스프레소를 마시면서 얘기하자고 하더라. 그래서 하루에 심한 경우에는 10잔을 마신 적도 있다. 처음에는 그냥 쓰게만 느껴지던 에스프레소는 반강제적으로(?) 마시다 보니 그 맛을 알게 되더라. 난 지금도 에스프레소, 핸드드립, 아메라카노만 마시고 하루에 커피 2잔은 꼭 마시는 사람이 되었다. 사 마시는 게 부담스러워 직접 내려서 마시는 편일 정도로... 그나마 리스트를 라떼로 넓힌 건 까미노에서의 경험의 영향이었다. 여행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