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215) 썸네일형 리스트형 가난한 연애에 대하여 우리들의 연애 평범하다는 게 뭔지 이제는 정의하기가 너무 어려워졌지만 분명한 건 난 아주 특별나게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또 엄청나게 빚이 많거나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성장한 것 또한 아니다. 좋은 부모님의 아들로 태어나 많은 것을 누렸지만, 그 이면에는 평생 회사원이셨던 아버지의 월급을 알뜰하게 쓰고 모으신 어머니의 노력이 있었던 그런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그렇다 보니 사실 돈을 쓰는 데 있어서 짠돌이 수준으로 아끼는 것도 아니지만 또 내 기준으로 과다한 지출이 이뤄진다고 생각하면 예민해지는 편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연애를 할 때 한 번씩 뮤지컬을 보거나, 인당 3-5만 원 이상 하는 식사를 하는 것은 수용 가능하긴 하지만 사실 데이트에 항상 그 정도 지.. 연애에 실패는 없다 실패의 의미 실패라는 것은 무엇인가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어느 프로스포츠 팀이 올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는 것은 '올해' 진출하는 것에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할 뿐, 그다음에도 영영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올해를 기준으로는 그것이 실패가 맞지만 그 과정에서 내년을, 내후년을 위한 기반을 단단하게 했다면 그것이 장기적으로는 실패가 아닐 수도 있다. 사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조금 각박하게 느껴진다. 인생은 점이 아니라 선임에도 불구하고 울 사회는 무엇인가 한 순간, 하나의 이벤트, 행사, 사건에서 실패했다고 해서 누군가를 '실패자'로 낙인찍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생의 몇 번의, 나이 치고는 적지 않은 실패를 해 본 결과 사실 그 하나, 하나의 실패가 그때는 아프.. 결혼의 손익계산서 2 생물학적인 것은 변하지 않지만... 첫 번째 포스팅에서는 사회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지위가 왜 특정한 형태로 형성이 되었을 것이며, 그게 현대사회에는 왜 그대로 적용이 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그런데 결혼의 문제에 있어서 과거와 현재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딱 한 가지 있다. 그건 임신은 여자가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결혼 혹은 가정에서 변하지 않은 유일한 요소인 임신이 가정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그건 여자가 임신을 한다는 사실이 여자의 사회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단 많은 회사들은 임신을 하면 여자들을 특별히 배려해줘야 하고, 출산 이후에는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보장해주는 것이 바람직하거나 사회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에 남자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애는 거래가 아니다. 얼마 전에 '내가 상대의 특정한 요소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요지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글이 오해를 야기할 수 있겠단 생각도 들더라. 아니, 사실 글을 쓰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었고 그래서 그 글을 자세히 읽어보시면 그걸 의식한 맥락이 들어있기도 하다. 그 글에도 분명히 썼지만 난 그것이 '가난한 사람이 부자를 만나면 안 되고, 학력이 상대적으로 열위라고 사회적으로 평가되는 사람이 더 좋은 학력의 사람을 만나면 안 된다'는 의미로 쓴 것은 아니다. 사실 난 오히려 '야 네 분수를 알아'라든지, '거울을 봐'라는 말에 반대를 하는 사람이다. 정말 친한 20년 지기 누나가 있고, 우리는 만날 때마다 서로 티격태격하는 편인데 실제로 그.. 결혼에 대한 착각 경험의 폭 사람들이 에스프레소를, 커피를 왜 마시는지 이해를 못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이탈리아에 1달을 머물 기회가 있었다. 1달 정도 머물면서 취재하고 인터뷰하는 게 일상이었던지라 이탈리아 사람들을 과장 없이 수십 명 넘게 인터뷰를 했는데 그 사람들은 인터뷰가 5분을 넘어가면 에스프레소를 마시면서 얘기하자고 하더라. 그래서 하루에 심한 경우에는 10잔을 마신 적도 있다. 처음에는 그냥 쓰게만 느껴지던 에스프레소는 반강제적으로(?) 마시다 보니 그 맛을 알게 되더라. 난 지금도 에스프레소, 핸드드립, 아메라카노만 마시고 하루에 커피 2잔은 꼭 마시는 사람이 되었다. 사 마시는 게 부담스러워 직접 내려서 마시는 편일 정도로... 그나마 리스트를 라떼로 넓힌 건 까미노에서의 경험의 영향이었다. 여행도 .. 상대의 조건을 보는 것에 대하여 소개팅이나 연애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자주 오가는 피드백은 아마도 '조건'을 그만 따지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가장 많이 오가는 핀잔은 눈이 너무 높거나 까다롭다는 것이 아닐까? 나 역시 그런 얘기를 가끔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자주 들었고 그렇지 않다고 극구 부인했던 적도 있지만 사실 이젠 그냥 뻔뻔스럽게 얘기한다. '그래 내가 좀 까다로워'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그렇게 반박한다. '너는 네가 만나는 사람이 까탈스럽고 깐깐한 사람이어서 너를 고르고 골랐으면 좋겠느냐? 아니면 그냥 눈이 낮아서 원래 그냥 대충 잘 만나는 사람이면 좋겠느냐?'고 말이다. 난 내가 만나는 사람이 자신을 특별하게 여겼으면 좋겠고, 그래서 난 그냥 깐깐하다고 말하겠단 것이다. 내가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내가 까다롭다는 것을.. 사랑은 원래 어려운 것 30년 넘게, 몇 년이 있으면 40년이 되는 인생을 살면서, 몇 번의 연애와 몇 번의 이별, 그리고 주위에 수많은 사람들의 결혼생활을 통해 연애와 결혼에 대한 직접, 또는 간접적인 경험을 하면서 해왔던 생각들, 그래서 머리에 나의 생각으로 정리되었던 생각들은 사실 브런치에 이제 거의 다 정리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앞으로 연애와 결혼에 대한 글을 쓰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연애에 대한 글은 이전에 썼던 내용들에서 더 핵심이 되는 요소라고 생각하는 점을 인간이라는 존재와 엮어서 추출해 내는 작업으로 이어지게 될 것 같고, 결혼은, 내가 가정을 함께 꾸려도 될 것 같다는 사람이 나타나서 가정을 꾸리는 과정에서 갖게 되는 생각들을 정리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 내가 거의 1년 동안.. 연애는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이다. 이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헤어지고 나서 상대방의 잘못된 것에 대해서 말한다. 상대방이 이렇게 했고, 저건 저렇게 했다는 식이다. 나 역시 그랬던 것을 분명하게 기억한다. 그래서 이별 직후에 그런 모드가 되는 것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그렇게 느끼는 것도, 그렇게 말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분명 상대가 말한, 또는 행동한 무엇인가가 불편하게 느껴져서 헤어지게 됐을 테니 말이다. 그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완전한 사실은 아니다. 왜냐하면 내가 상대방과 헤어질 정도로 불편했던 사실, 그 사람의 행동과 말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 정도로는 불편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사람과의 연애도 결국에는 내가 선택한 것이란 사실을 우리는 어느 순간 기억해야 한다. ..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