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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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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작 이성에 눈을 뜨다. 지금 돌아보면 귀엽고 우스워보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나는 굉장히 어린 나이에 '이성'이라는 존재에 대해 눈을 떴던 것 같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내 눈에 너무 이뻐 보이는 여자애가 있었고, 4학년 때는 같은 반에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았던 한 여자아이를 정말 좋아했었다 (20년이 넘은 지금도 그 친구들의 이름이 기억나는게 신기할 정도로...). 어머니 심부름으로 마트에 갔다가 오는 길에는 꼭 그 아이가 살던 907동 그 아이의 방을 보고 '자는구나' 또는 '뭐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수학여행을 다녀온 후 내 카메라에 담겨있는 필름을 인화하면 그 아이의 사진만 하나 가득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이성에 눈을 뜨고 나서, 또 사춘기를 지나며 내게 닥친 가장 큰 ..
연애의 개인적 의미 지금까지 내가 써 온 글들에 대하여 많은 글을 썼다가 발행하지 않았다. 뭔가 연애와 사랑에 대한 글을 쓰고는 싶었지만 무엇을 쓰는 게 맞을지에 대한 혼란이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써 온 글들을 읽으며 내가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그 글들을 써 내려갔는지를 되돌아봤다. 그 글들 중에서는 내가 오랜 시간 동안 분명하게 갖고 있는 생각을 담고 있는 것도 있었지만, 순간 어떤 현상을 봤을 때, 또는 어떤 경험을 했을 때 느껴지는 느낌이나 생각을 중심으로 생각을 풀어나간 것도 있더라. 내가 그렇게 쓴 글들에서 분명하게 답이 되지 않은 질문이 하나 있었다. 그럴듯한 미사여구로 '사랑'에 대한 의미부여를 하면서 논증하듯이 연애와 사랑에 대한 내 생각들을 담은 글들이 있었는데, 그게 나같이 천성적으로 계속 모든 것에 대..
결혼에 대한 흔한 착각 경험의 폭 사람들이 에스프레소를, 커피를 왜 마시는지 이해를 못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이탈리아에 1달을 머물 기회가 있었다. 1달 정도 머물면서 취재하고 인터뷰하는 게 일상이었던지라 이탈리아 사람들을 과장 없이 수십 명 넘게 인터뷰를 했는데 그 사람들은 인터뷰가 5분을 넘어가면 에스프레소를 마시면서 얘기하자고 하더라. 그래서 하루에 심한 경우에는 10잔을 마신 적도 있다. 처음에는 그냥 쓰게만 느껴지던 에스프레소는 반강제적으로(?) 마시다 보니 그 맛을 알게 되더라. 난 지금도 에스프레소, 핸드드립, 아메라카노만 마시고 하루에 커피 2잔은 꼭 마시는 사람이 되었다. 사 마시는 게 부담스러워 직접 내려서 마시는 편일 정도로... 그나마 리스트를 라떼로 넓힌 건 까미노에서의 경험의 영향이었다. 여행도 ..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의 의미 이상형이 어떻게 돼요? 사람들이 이상형을 물어보면 누구나 일일이 조건을 다 말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물론 그런 조건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만 조건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어지간히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조건을 나열하기는 민망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떤 경우이든 최대한 자신이 그리는 연애나 상대에 대한 '느낌'또는 이미지'를 추상적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표현이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뭔가 조건을 따지는 느낌은 나지 않기도 할 뿐 아니라, 실제로 연애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거니까. 개인적으로는 실제로도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모를 보지 않는 것이다? 어떤 이들..
연애는 나에게서 시작된다. 남녀 간의 갈등이 생길 때 사람들은 연애를 함에 있어서 갈등이 생기면 상대의 잘못을 잡아내는 경향이 많이 있다. 이는 연인 간의 관계에서 두 사람은 보통 다른 사람들에게는 기대하지 않는 것을 상대에게 기대하고, 상대가 그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이다. 그리고 그런 반응이 정당할 때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이 일어날 때 반사적으로 상대에 대해서 부정적인 피드백이 나가기 전에 우리는 먼저 브레이크를 잡고 그 갈등의 시작이 어디였는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 누가 갈등의 원인을 제공했을까? 사실 두 사람 간의 갈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누가 원인을 제공한 것을 따지는 건 큰 의미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이 폭발할 때는 두 사람 모두에게 어느..
연애는 거래가 아니다. 얼마 전에 '내가 상대의 특정한 요소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요지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글이 오해를 야기할 수 있겠단 생각도 들더라. 아니, 사실 글을 쓰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었고 그래서 그 글을 자세히 읽어보시면 그걸 의식한 맥락이 들어있기도 하다. 그 글에도 분명히 썼지만 난 그것이 '가난한 사람이 부자를 만나면 안 되고, 학력이 상대적으로 열위라고 사회적으로 평가되는 사람이 더 좋은 학력의 사람을 만나면 안 된다'는 의미로 쓴 것은 아니다. 사실 난 오히려 '야 네 분수를 알아'라든지, '거울을 봐'라는 말에 반대를 하는 사람이다. 정말 친한 20년 지기 누나가 있고, 우리는 만날 때마다 서로 티격태격하는 편인데 실제로 그..
만났던 사람에 대한 예의 연애를 할 때도 굳이 티를 내지 않는 편이다. SNS에 연인과의 사진을 올린 적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누가 굳이 묻지 않는 이상 먼저 연애를 하고 있단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 다만 헤어지고 나면 항상 이별 후에 느끼는 감정적 후폭풍으로 인해 친한 사람들에게 연락을 하게 되어 연애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질 뿐이다. 부모님께도 만나는 사람이 있단 얘기는 한 적이 있어도, 만나는 사람을 인사 시킨 적도 없었고, 당연히 주위 사람들과 인사도 굳이 일부로 시키지는 않았다. 두 사람이 보낼 시간도 모자라는데, 서로에게 집중하기도 시간이 부족한데 굳이 다른 사람을 그 관계에 끼워 넣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예를 들면 내가 A라는 사람을 만나고 있을 때, 나와 A를 모두 알만한 사람에게도 굳이 A를 만나고 있단 얘기를..
결혼식의 의미 최악의 결혼식 내가 가 봤던 최악의 결혼식은 호텔은 아니었으나 호텔급(?)으로 진행된 결혼식이었다. 다른 의미는 아니고 밥이 코스로 나왔다는 의미다. 모 대기업 사옥 1층에 있지만 실질은 호텔과 마찬가지인 환경의 결혼식. 사실 그 식장에 몇 번은 갈 일이 있었고, 다른 결혼식에는 그 전이나 후에도 한 번도 그렇게 최악이라고 느낀 적은 없는데 그 결혼식이 내게 최악의 기억이었던 것은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사람들 때문이다. 식장은 훌륭하고 전체적인 식 분위기도 당연히 식장의 영향을 받아 괜찮았지만 문제는 내가 앉은 테이블이었다. 늦게 혼자 가서 테이블에 혼자 앉았는데 어쩌다 보니 그 테이블이 신랑 측 아버님의 일이랑 관련된 분들이 한나 가득 이셨던 것이다. 뻥 뚫린 홀에서, 그 테이블에서 신랑과 신부가 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