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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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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할 수 있는 것만 하자 '작업'이라는 말이 불편하다. 언젠가부터 이성과 연애를 시작하기 위한 노력, 즉 상대방의 마음을 사려는 노력에 '작업'이라는 말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단어가 항상 불편했던 것은 '작업'이라 함은 자연스럽지 않은, 인위적인 노력을 수반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즉 소유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들이는 노력의 한계는 분명하다. 그것이 당장 연애를 시작하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연애를 지속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노력을 하는 사람은 언젠가는 지치게 되어있기 때문에. 특별함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이브하게 있으면 상대가 무조건 다가오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상대에게만 특별히 하는 행동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내가 연애와 결혼에 대한 글을 쓰는 이유 연애와 결혼에 대한 글을 오래 써왔다 블로그에 내가 옮기고 있는 글들은 내가 브런치에서 3년 정도 꾸준히 써온 글들이다. 브런치에서 쓰는 글의 색을 바꾸면서 글을 다른 매체에 옮기고 있다. 브런치에서는 '사랑학개론'이란 매거진으로 처음 연애와 결혼과 사랑에 대한 글을 썼었다. 매거진 이름은 그 이후에 바꿨지만. 사실 내가 연애와 결혼에 대해서 이렇게 오랫동안, 이렇게 많은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 브런치에서 내 글의 주된 주제가 연애와 결혼에 대한 것이 될 줄도 몰랐다. 매거진 제목에서 보여지지만 사실은 '사랑'에 대해서 쓰고 싶었고, 이전에 다른 글에서도 설명했지만 많은 가정이 깨어져 있는 현대사회에서 진짜 사랑을 배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가 연애와 가정을 꾸린 이후에 부부생활이라고 생각했기에..
10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 누가 만든 말일까? 10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가 없다는 말은 누가 만든 것인지 모르겠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건 아마 남자가 만든 말일 것이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이 말이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인데, 그때만 해도 남녀관계에서 남자가 고백을 하는 게 대부분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10번 찍어도 넘어가지 않는 나무도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그 고백하는 주체가 남녀 중에 어느 성별인지와는 상관없이. 이 표현을 떠올릴 때면 회사에 다닐 때 같은 팀에 계셨던 나보다 10년 정도 회사생활을 먼저 시작하셨던 선배가 기억이 난다. 그 선배는 40 정도에 결혼을 하셨는데 30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10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가 없다는 말을 믿고, 노력..
연애도 현실이다 순정만화와 영화 속 사랑 나는 만화 자체를 어렸을 때부터 잘 보는 편은 아니었고, 그나마 본다 해도 전형적인 '남자'들이 즐겨보는 만화들을 즐겨봤다. 그래서 순정만화는 거의 보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는 어머니의 취향을 그대로 이어받아서, 드라마나 로맨스 류를 좋아하는데, 내가 잘못 아는 것일 수도 있지만 사랑에 대해서 그리는 것은 로맨스 영화와 순정만화가 비슷한 것 같다. 스토리를 전하는 만화나 영화, 드라마들의 특성상 로맨스 영화나 순정만화에서의 사랑은 엑기스가 농축되어서 들어있다. 마치 그 사람들은 연애만 하는 사람들인 것처럼. 그래서 그들은 빨리 사랑에 빠지고, 이벤트 가득한 하루, 하루를 살아가며, 빨리 틀어지고 헤어졌다가 드라마틱하게 다시 합친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사랑하는 것 이외의 영역에..
가난한 연애에 대하여 우리들의 연애 평범하다는 게 뭔지 이제는 정의하기가 너무 어려워졌지만 분명한 건 난 아주 특별나게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또 엄청나게 빚이 많거나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성장한 것 또한 아니다. 좋은 부모님의 아들로 태어나 많은 것을 누렸지만, 그 이면에는 평생 회사원이셨던 아버지의 월급을 알뜰하게 쓰고 모으신 어머니의 노력이 있었던 그런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그렇다 보니 사실 돈을 쓰는 데 있어서 짠돌이 수준으로 아끼는 것도 아니지만 또 내 기준으로 과다한 지출이 이뤄진다고 생각하면 예민해지는 편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연애를 할 때 한 번씩 뮤지컬을 보거나, 인당 3-5만 원 이상 하는 식사를 하는 것은 수용 가능하긴 하지만 사실 데이트에 항상 그 정도 지..
연애에 실패는 없다 실패의 의미 실패라는 것은 무엇인가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어느 프로스포츠 팀이 올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는 것은 '올해' 진출하는 것에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할 뿐, 그다음에도 영영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올해를 기준으로는 그것이 실패가 맞지만 그 과정에서 내년을, 내후년을 위한 기반을 단단하게 했다면 그것이 장기적으로는 실패가 아닐 수도 있다. 사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조금 각박하게 느껴진다. 인생은 점이 아니라 선임에도 불구하고 울 사회는 무엇인가 한 순간, 하나의 이벤트, 행사, 사건에서 실패했다고 해서 누군가를 '실패자'로 낙인찍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생의 몇 번의, 나이 치고는 적지 않은 실패를 해 본 결과 사실 그 하나, 하나의 실패가 그때는 아프..
결혼의 손익계산서 2 생물학적인 것은 변하지 않지만... 첫 번째 포스팅에서는 사회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지위가 왜 특정한 형태로 형성이 되었을 것이며, 그게 현대사회에는 왜 그대로 적용이 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그런데 결혼의 문제에 있어서 과거와 현재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딱 한 가지 있다. 그건 임신은 여자가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결혼 혹은 가정에서 변하지 않은 유일한 요소인 임신이 가정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그건 여자가 임신을 한다는 사실이 여자의 사회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단 많은 회사들은 임신을 하면 여자들을 특별히 배려해줘야 하고, 출산 이후에는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보장해주는 것이 바람직하거나 사회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에 남자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애는 거래가 아니다. 얼마 전에 '내가 상대의 특정한 요소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요지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글이 오해를 야기할 수 있겠단 생각도 들더라. 아니, 사실 글을 쓰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었고 그래서 그 글을 자세히 읽어보시면 그걸 의식한 맥락이 들어있기도 하다. 그 글에도 분명히 썼지만 난 그것이 '가난한 사람이 부자를 만나면 안 되고, 학력이 상대적으로 열위라고 사회적으로 평가되는 사람이 더 좋은 학력의 사람을 만나면 안 된다'는 의미로 쓴 것은 아니다. 사실 난 오히려 '야 네 분수를 알아'라든지, '거울을 봐'라는 말에 반대를 하는 사람이다. 정말 친한 20년 지기 누나가 있고, 우리는 만날 때마다 서로 티격태격하는 편인데 실제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