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결혼

(162)
놓친 사람이 그리워질 때 몇 번의 연애를 했고, 그만큼의 이별을 했으며, 개인적인 상황으로 인해 꽤나 오랫동안 연애를 안 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모를 상태에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지난 세월 동안은 안 한 것이지만, 지난 몇 주간은 못하고 있다는 게 정확할 것이다. 그렇게 연애를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기간이라고 해서 연애 생각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가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다른 사람에게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를 쓸 상황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집중해야 할 일의 성격이 그래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버틸 뿐이다. 그렇게 버티는 기간 동안에는 아무래도 가끔씩, 이따금씩 예전의 연애들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어쩌면 추잡스럽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SNS에서 특정 인물들을..
연애와 상대의 조건에 대하여 조건은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교회를 다니는 젊은 사람들, 소위 말하는 청년들 사이에는 '배우자 기도'라는 것이 있다. 어떤 이들은 본인이 기도한 대로 배우자를 받았다면서 구체적으로 목록을 만들어서 기도하라고 하지만, 이전에 내가 썼던 글에서 밝혔듯이, 그건 신이 그 조건에 맞춰서 상대를 준 것이 아니라 본인이 그런 사람을 찾아서 결혼을 했을 뿐이다. 만약 기도하는 대로 배우자를 만나게 된다면 그 조건에 맞지 않는 사람들과 결혼한 사람들은, 몇 년을 그렇게 간절하게 기도했는데 여전히 싱글은 교회 청년부의 수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렇게 주장하는 것의 가장 큰 한계는, 자신이 기도하는 대로 만난 배우자와의 삶이 때로는 행복하게 끝나지 않는다는데 있다. 그렇게 배우자 기도를 해서 '절..
사랑의 유효기간에 대하여 호르몬과 사랑 TV에서 심리학자, 사회학자와 과학자가 사랑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과학자는 사랑이라고 느끼는 감정은 호르몬 작용으로 인한 것이며 사랑이라는 것은 실체가 없다는 얘기를 했고, 심리학자와 사회학자는 다른 맥락에서 논의를 풀어나갔던 것을 기억한다. 내가 심리학자, 사회학자의 자세한 내용은 기억하지 못하고 과학자의 얘기를 기억하는 것은 그 말이 엄청나게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호르몬 작용이 여러 가지 신체적인 변화를 야기하긴 하겠지만 그 호르몬 작용을 시작하게 하는 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그 과학자가 설득력 있는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기에... 그런데 실제로 연애와 관련해서, 특히 결혼한 사람들은 흔히 사랑에는 유효기간이 있고 그 이후로는 정으로 사는 것이라고들 얘기한다...
연애에 필요한 노력에 대하여 연애에서의 노력 '너 나를 사랑하는 거 맞니? 그런데 왜 그렇게 밖에 노력을 안 해?' 굉장히 이기적으로 들리고, 드라마에서 들을 법한 얘기로 들릴 수 있지만 연인과 다툼의 과정에서 사실 이 정도로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을 뿐, 사실 이런 것을 의미하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다. 그런데 누구나 저 한 줄을 읽었을 때 반사적으로 했을 생각이지만 사실 연인 간의 관계에서 '나를 위해 왜 이렇게 노력하지 않느냐'는 말은 폭력적이다. 사실 제삼자가 듣기에 저 말은 갑질과 비슷한 느낌을 주기에... 물론 그건 상황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다. 오히려 상대가 정말 너무 이기적인 것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저 말 한마디로 누군가를 판단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저 말에서 의미하는 노력은 연인..
사랑에 '빠진다'는 착각 사랑이란? 사랑학개론에 쓴 글들에서 몇 번 했던 얘기지만 난 이상하게도 사랑이 뭔지가 중학생, 아니 조금 더 생각해보면 초등학생 때부터 궁금했던 것 같다. 그때도 초등학생들끼리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누가 이쁘다는 식의 이야기들을 하고는 했는데 그 좋아한다는 감정, 호감을 갖는다는 감정이 사랑하는 감정과 어떻게 다른지를 나만 모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가 깨달은 것은 그것을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에 대해서 특별히 고민을 하지 않고, 대부분 마음이 이끌리는대로 끌려가면서 자신의 '첫 사랑'을 경험하게 된다. 일종의 감정적인 흥분 상태, 상대가 계속 떠오르고, 같이 있으면 설레이고 때로는 흥분되며, 상대가 너무 보고..
결혼할 땐 불편함이 중요하다 감당하지 못할 불편함 학부시절 정말 '잘 나가던' 형이 있었다. 그 형은 키도 180cm으로 적당히 컸고, 멀끔하게 생겼으며, 노래도 잘할 뿐 아니라 말도 잘하는 편이었는데 거기다 성실하기까지 했다. 케이블에서도 시청률이 낮게 나온 프로그램이긴 했지만 리얼리티쇼에 출연도 했고, 소속사도 있었던 그 형은 잘 놀기까지 했다. 그래서인지 확인이 된 적은 없지만 그 형에 대해서는 나이트에서 여자를 만났다던지, 무용학과를 나온 사람만 만난다는 소문이 항상 있었다. 학부시절을 그렇게 화려하게 보낸 그 형은 굉장히 좋은 금융권 회사에 취업을 했고, 그 형을 아는 지인들은 모두 그 형이 높은 연봉을 받으니 화려한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형은 취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업무로 만난 다른 금융권 ..
한 사람과 평생 산다는 것에 대하여 어느 배우가 최근에 한 인터뷰에서 결혼이 목표였는데 이젠 한 사람과 평생 사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서 이젠 결혼을 미뤄놨다는 듯한 인터뷰를 봤다. 이해가 되면서도 그 말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한 사람과 평생 살 자신이 없다는 말이다. 그 말을 뒤집으면 여러 사람과는 같이 살 수 있단 것일까? 아니면 한 사람과 만나다가 맞지 않는 면이 있어서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게 더 자연스럽다는 것일까? 아니면 사람은 어차피 완벽하게 맞는 사람은 없다는 것일까? 모르겠다. 그 사람을 직접 아는 것은 아니고 인터뷰에 한 줄 있었을 뿐이기에 내가 그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건방진 일일 것이다. 그리고 나 또한 결혼을 하기로 '결단'한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편이기 때문에 그 말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연애에서 신뢰의 의미 신뢰, 어떻게 형성해야 하나? 어제 연애, 결혼과 신뢰에 대한 글을 쓴 것이 조금은 추상적이라고 느껴졌다. 뭔가 당위적으로 해야 하는, 누구나 머리로는 알 법한 얘기를 정리해서 풀어놓은 느낌. 그렇다면 그런 신뢰는 어떻게 형성해야 하는 것일까? 사실 우리나라에서 그런 신뢰를 강요하는 대표적인 표현은 '오빠 믿지?'라는 말일 것이다. 사실 두 사람 사이에서 정말 신뢰가, 믿음이 있다면 이 말은 어쩌면 할 필요가 없는 말인지도 모른다. 일단은 한쪽에서 신뢰를 하지 않는다는 표시를 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응으로 나가는 말이 '오빠 믿지?'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 말 한마디로 상대를 믿어서는 안 된다. 사람은 언제든지 자신의 생각, 마음, 욕구, 의도를 말로는 다르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