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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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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던 사람에 대한 예의 연애를 할 때도 굳이 티를 내지 않는 편이다. SNS에 연인과의 사진을 올린 적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누가 굳이 묻지 않는 이상 먼저 연애를 하고 있단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 다만 헤어지고 나면 항상 이별 후에 느끼는 감정적 후폭풍으로 인해 친한 사람들에게 연락을 하게 되어 연애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질 뿐이다. 부모님께도 만나는 사람이 있단 얘기는 한 적이 있어도, 만나는 사람을 인사 시킨 적도 없었고, 당연히 주위 사람들과 인사도 굳이 일부로 시키지는 않았다. 두 사람이 보낼 시간도 모자라는데, 서로에게 집중하기도 시간이 부족한데 굳이 다른 사람을 그 관계에 끼워 넣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예를 들면 내가 A라는 사람을 만나고 있을 때, 나와 A를 모두 알만한 사람에게도 굳이 A를 만나고 있단 얘기를..
결혼식의 의미 최악의 결혼식 내가 가 봤던 최악의 결혼식은 호텔은 아니었으나 호텔급(?)으로 진행된 결혼식이었다. 다른 의미는 아니고 밥이 코스로 나왔다는 의미다. 모 대기업 사옥 1층에 있지만 실질은 호텔과 마찬가지인 환경의 결혼식. 사실 그 식장에 몇 번은 갈 일이 있었고, 다른 결혼식에는 그 전이나 후에도 한 번도 그렇게 최악이라고 느낀 적은 없는데 그 결혼식이 내게 최악의 기억이었던 것은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사람들 때문이다. 식장은 훌륭하고 전체적인 식 분위기도 당연히 식장의 영향을 받아 괜찮았지만 문제는 내가 앉은 테이블이었다. 늦게 혼자 가서 테이블에 혼자 앉았는데 어쩌다 보니 그 테이블이 신랑 측 아버님의 일이랑 관련된 분들이 한나 가득 이셨던 것이다. 뻥 뚫린 홀에서, 그 테이블에서 신랑과 신부가 잘 ..
연애도, 결혼도 핵심은 과정이다 연애가 목적인 사회 사람들이 왜 연애를 천대하고, 별 것이 아닌 것처럼 여기가 되었는지에 대한 고민을 했던 적이 있다. 그때는 그저 우리 사회가 너무 목표지향적인 삶이 되고 인간성이 상실되어서 그랬던 것으로 결론을 잠정적으로 내렸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해보니 꼭 그게 이유인 것만 같지는 않다. 어쩌면 연애가 중요하지 않다고 사람들이 여기는 것은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시시껄렁한 얘기하는 것' 또는 '남자와 여자의 육체적인 관계'로 여기고 연애도 사람들 안에 있는 수많은 목표들 중에 하나로 여기기 때문인지 모른다. 연애를 그러한 '목적'으로 바라본다면 연애는 인간에게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닌 것이 맞다. 나랑 짝인 사람 (혹은 심한 경우 실질적으로 내가 소유하는 사람)을 만드는 것 자체, 그리고 육체적..
100번 넘게 소개팅 주선하며 느낀 것 주선을 참 많이도 했다 믿거나 말거나. 20대 초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 약 10년 간 내가 주선한 누적 소개팅은 100회가 넘었다. 정확한 횟수는 모른다. 60회 정도까지는 세어봤고, 그 이후로도 30번 이상 주선했으니 대략 100회가 넘었다는 것을 알 뿐. 그게 가능했던 것은 내가 학부시절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알았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지금은 폭파한 페북 계정에 페친이 1,300명이 넘었으니 그게 그렇게 놀라운 숫자는 아니다. 회사 동기들 사이에서는 우리 기수의 결혼정보회사라고 불렸고, 회사 선배들에게는 니나 좀 연애하라고 잔소리를 들었으니까 (그 당시에는 연애를 해도 굳이 선배들에게 말하지 않고 싱글 코스프레를 했다. 연애하는 걸 알게 되면 난 회식자리에서 항상 안주거리가 될..
사랑은 어렵다 사랑은 어렵다. 참으로 어렵다. 내 안에 벅차오르는 이것이 사랑인지, 상대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인지, 다른 사람을 배제하고자 하는 욕구인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사랑에도 예의가 있다. 상대를 내가 다루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대해야 하며, 나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타인에 상처를 주지 않을, 그런 예의라는 것이 사랑에도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이 정당화가 되는 것은 아니며, 사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여 그것이 사랑인 것 또한 아니고, 사랑이라는 이름이 붙지 않았다 하여 그것이 사랑이 아닌 것도 아니다. 우리에게 찾아왔던 그것은, 당신들에게 찾아간 그것은, 사랑이었을까.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겠지, 사랑은 사랑의 흔적을, 욕망은 욕망의 흔적을, 욕구는 욕..
연애가 급하지 않은 이유 연애 공백기 중이다 공식적으로는 연애공백기 1년. 나를 잘 아는 한 형이 내가 연애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을 보며 '야 니 연애부터 해'라고 핀잔을 줬고 이는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물론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지난 24개월 중 16개월은 연애를 할 수가 없는, 그리고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고, 올해의 지난 3개월은 자발적 솔로 상태(?)라며 항변하지만 놀리기로 마음먹은 사람에게 그런 상황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연애를 한다면 글을 쓰고 있을까? 그런데 그렇게 나를 놀리는 그 형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내가 과연 누군가를 만나고 있다면 이런 글을 이렇게 쓰고 있을까 싶었다. 연애를 하면 보통 SNS도 급격하게 줄고, 내 일 외에는 주로 그 사람과의 관계에 집중하다 보니 주변에서 정말 친한 사람들은 ..
여자들의 이상형 여자들도 외모를 본다. 일부 여자들의 경우 본인은 남자의 외모는 보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실 외모를 보지 않는 남자가 없듯이 외모를 보지 않는 여자도 없다. 다만 남자들이 더 보편적인 기준이 있을 뿐이고, 여자들은 선호하는 외모의 폭이 굉장히 넓다. 그리고 남자가 '너무 이쁜 여자는 싫어'라고 하는 경우는 없는 반면 여자들은 실제로 너무 잘생긴 남자는 싫어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 또한 큰 차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너무 잘생긴 남자는 싫다는 것 또한 다른 의미에서 외모를 보는 것이기에 외모를 보지 않는다는 말은 여기에서도 성립하지는 않는다. 외모 외에도 남자와 여자들은 이상형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자주 하는데 분명한 것은 여자들이 스스로 밝히는 이상형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여자들은 본..
연애와 생활반경에 대한 생각 최근 경험으로 인해 떠오른 주제 무엇인가에서 손을 놓고, 압박에서 벗어나면 일이 잘 풀리는 경우들이 있다. 그래서인지 '사랑학개론'에는 글을 내킬 때 자유롭게 쓰기로 하자 주제들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역시 무엇이든 욕심을 내면 다가오지 않는 것이었던가? 이 주제는 사실 몇 년 만에 완전히 자유인(?)이 되고 이 시기에 뭔가에 구속되어 있지 않은 상태가 되면서 주위 사람들이 간혹 만나보겠냐며 소개를 시켜주는 과정에서 깨달은 사실이다. 사실 난 이제 내 상황과 나이를 고려했을 때 나를 어느 정도 이상 아는 사람이 소개를 시켜주신다고 한다면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만나보고 있는데 그러한 경우들의 공통점이 희한하게도 상대와 내 거주지역이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를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