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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연애 그리고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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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수가 과연 필요할까?? 혼수가 정당화될 수 있으려면... 난 무엇이든지 일단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는 편인데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이해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그건 결혼할 때 양가가 하는 '혼수'에 대한 것이다. 어떻게든 앉아서 혼수를 정당화해보려고 노력했지만 혼수는 이해할 수도, 정당화되지도 못했다. 두 개인이 만나서 가정을 꾸리는데 도대체 왜 두 가정이 상호 간에 물질을 주고받고, 심지어 직계도 아닌 친척들에게까지 선물을 해야 한단 말인가? 이런 혼수가 정당화될 수 있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전제가 받아들여져야 한다. 그 첫 번째는 두 사람이 결혼하는 것이 [개인]이 아니라 [가족] 간의 결합이라면 이렇게 혼수를 주고받는 것이 이해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또 의문이 드는 것은 가족 간에 결합을 한다고 해서 혼..
결혼할 때는 불편함이 중요하다 감당하지 못할 불편함 학부시절 정말 '잘 나가던' 형이 있었다. 그 형은 키도 180cm으로 적당히 컸고, 멀끔하게 생겼으며, 노래도 잘할 뿐 아니라 말도 잘하는 편이었는데 거기다 성실하기까지 했다. 케이블에서도 시청률이 낮게 나온 프로그램이긴 했지만 리얼리티쇼에 출연도 했고, 소속사도 있었던 그 형은 잘 놀기까지 했다. 그래서인지 확인이 된 적은 없지만 그 형에 대해서는 나이트에서 여자를 만났다던지, 무용학과를 나온 사람만 만난다는 소문이 항상 있었다. 학부시절을 그렇게 화려하게 보낸 그 형은 굉장히 좋은 금융권 회사에 취업을 했고, 그 형을 아는 지인들은 모두 그 형이 높은 연봉을 받으니 화려한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형은 취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업무로 만난 다른 금융권 ..
연인들을 보며 든 생각 다정한 연인들을 보며 한 생각 연애다운 연애를 한 지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다. 물론 중간중간 썸도 있었고, 연애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연애도 있긴 했지만 그건 또 엄밀한 의미의 연애와 또 다르기에 연애는 역시 '연애다운 연애'를 기준으로 산정(?) 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지하철이든 어디에서든 다정한 연인들을 볼 때면 부러운 마음도 들고, 저 사람들이 계속 잘 만났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지만, 또 한 편으로는 '저 사람들은 어떻게 헤어질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하지만 겉으로만 보이는 그 다정한 연인들은 어떻게 헤어질지가 상상도 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눈에서 꿀이 떨어진다는 게 저런 거구나 싶을 정도로 그들의 모습에서는 달달함 외에는 보이지 않을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그랬..
결혼할 준비가 안됐다는 말 결혼할 준비가 되었을 때 이제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이가 더 어린 남자와 연애를 했던 동생이 있었다. 두 사람은 일 년이 넘게 만났고, 그 친구는 이전 남자 친구들보다 새로운 연인과 훨씬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관계는 무척이나 안정되어 보였고, 누군가의 결혼 소식을 들으면 그렇게 부러워하는 그 친구에게 물어봤다. 왜 결혼하지 않느냐고, 또는 그 친구와 결혼할 생각은 없냐고 말이다. 그때 돌아왔던 대답은 그랬다. 그 친구가 사회생활을 1년밖에 안 했기 때문에 결혼할 여러 가지 준비가 안되었기 때문에 조금 더 만나다가 결혼을 하려고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얼핏 합리적으로 들리고, 사실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들과 가장 궤를 같이 하는 대답이었다. 하지만 감성적일 때는 소녀 같지만, 조언을 할 때면 ..
사랑하려 너무 노력하지 말아요 항상, 언제나 그리고 주구장창 주장하는 바이지만 연애할 때는 '[내 눈에] 예쁘거나 잘 생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은 하지만 최근에 굉장히 친한 형과 대화를 하면서 그런 말을 했다. 정말로, 진심으로 외모를 보지 않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이렇게 들으면 내가 이성의 외모를 엄청나게 따지는 것 같지만 내가 만났던 친구들의 외모를 아는 몇 안 되는 지인들은 다들 하나 같이 '그녀들은 공통점도 없고 못생기지도 않았지만 엄청나게 예쁘지도 않은 평범한 외모를 갖고 있는데?'라고 답하는 편이다. 그건 일단 첫 번째로 내가 외모를 보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하며, 상대의 사람됨에 빠져서 만났던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 상대의 외모 전체가 아니라 외모 중 ..
삼십대 후반에 연애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것 서른여덟이 되었다. 한국 나이로. 만으로는 서른일곱. 같이 일하는 외국 파트너들과는 나이 얘기를 하지도 않지만 나이를 묻는다면 생일이 안 지났으니 서른여섯이라고 할 것이다. 사실 1월 1일부터 거의 계속 누워 있었기 때문에 새해가 왔다는 것이 와 닿지를 않았다. 그런데 타미플루를 5일 먹고 이제 그래도 앉아 있을 수 있는 상태가 되고 나니 나이 생각이 났다. 어느새 서른여덟이 되었다. 나는 내 서른여덟이 이럴 줄은 몰랐다. 스물여덟에 연봉으로는 한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회사에 입사했고, 이년 조금 넘게 다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로스쿨을 갈 때만 해도 난 서른여덟의 내가 이런 모습일 줄은 몰랐다. 이제 박사학위를 받는, 빚도 없지만 돈도 재산도 없는, 결혼 못한 삼십 대 후반. 이것이 대한민국이라..
남사친 여사친이 가능할까? 가능하다고 믿었다.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속한 집단의 특성상 여자들이 훨씬 많았고, 사실 지금도 마음 편하게 수다를 떠난 사람들은 누나들이 대부분일 정도로 주위에 여사친이 많았기 때문에 난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가깝고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주제에 대해서 논쟁을 벌이면 난 항상 당연히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입장에 서 있었다. 하지만 주위에 그렇게 많던, 소개팅을 100번 넘게 주선할 수 있을 정도로 많았던 여사친들이 결혼을 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 남편이 날 잘 알아도, 그 여사친에게는 따로 보자는 연락을 쉽게 하지 못하게 되더라. 심지어는 내가 소개팅을 주선해서 결혼한 부부에게도.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파리에 가서 신세..
소개팅과 '연인'이 된다는 것 이전 글에서도 썼지만, 지난 얼마 간 참 열심히 노력했다. 소개도 많이 받았고, 다양한 형태의 노력을 했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이렇게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은 말이다. 그 과정에서 대부분 사람들과는 한 번 만나고 나서 다시 연락을 하지 않았지만, 몇 번을 더 본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더 만날 것인지에 대해서 항상 망설이게 했던 것은, 소개팅으로 만난 사람과 언제부터 '연인'이 되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였다. 사실 소개팅계(?)에는 암묵적으로 원칙 아닌 원칙이 있다고들 한다. 3번 만나고, 다시 연락하고 보면 실질적으로 연인관계로 발전한 것이라는 원칙이 말이다. 사실 어렸을 때는 그게 이해가 안 되었다. '어떻게 3번을 만나고 누군가에게 마음이 생긴단 말인가?'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