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앙

(64)
교회 다니는 사람들을 망치는 것, 비전 한국교회에서 사용하는 이란 표현은 사람들로 하여금 뭔가 길게, 인생의 목표가,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에게 하는 질문들 중에 '비전을 말해라'라는 항목이 거의 빠지지 않는데 그건 결과론적으로 '너의 생각과 목표, 욕망을 적어라'라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알 수 없다. 절대로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전을 적어라(말해라)'라고 하는 것은,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을 하는 것은 나의 욕심과 욕망과 욕구를 강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리고 그게 좌절되면 사람들은 하나님을 원망하고, 왜 비전을 주시고 들어주지 않으시냐며 대든다. 그건 마치 누군가에게 1억을 주겠다고 한 적이 없는데 그 사람이 '당신이 내게 1억을 ..
하나님이 일하시는 법 돌이켜 보면 하나님은 항상 한 발 앞서 내 앞 길을 준비시키셨다. 특히 교회에서 섬기거나 하는 일들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랬다. 약아 빠지고 특별히 교회 일이나 사역에 열심이고 싶은 생각이 없는 나는 항상 '어쩌다 보니' 사역을 맡게되었었다. 가장 오래 했던 사역이라고 할 수 있는 찬양팀 싱어도 그랬다. 여름에 모집공고를 보고 마음은 가는 데 머리는 아니라고 생각됐다. '로3 때는 공부만 해야 하는데 이 시점에 찬양팀 하는 건 아니지...'라는 지극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생각으로 지원을 안했더니 겨울에 공고가 다시 나더라. 그때도 기도를 하면 마음이 가는데, 머리로는 막았다. '아씨 몰라'라며 지원을 했다가 됐고, 여러 이유로 찬양팀 사람들은 내가 오래 섬기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는데 나는 5년간 싱어로 ..
하나님을 너무 신뢰하면 생기는 일 30대 중반 이후에는 연상 소개팅을 받은 적은 없는데 작년 언젠가부터 '내가 지금 까탈스럽게 굴 상황은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며 모든 걸, 진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모든 조건을 다 내려놓고, 내가 인위적인 노력을 들이진 않고 기도하며 기다리면서 있어 보기로 했다. 최근에는 3살 연상인 분과 소개팅을 했는데,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 받을 때부터 서로 비슷한 면들이 굉장히 많았다. 제주도를 주기적으로 가는 것도, 커피, 그것도 에스프레소를 좋아하는 것도. 만나보니 기본적인 성향도 여러모로 닮아 있었다. 그 분도 헤어진 후 주선자에게 '비슷한 면이 되게 많아서 대화가 잘 통했어'라고 할 정도로. 나도 사람인데, 나도 똑같은 사람인데 왜 여러 생각이 없었겠나. 하지만 작년부터 정말 모든 건 하..
인문학과 경전 없는 신학, 종교학의 위험성 우리나라 교회들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성경 본문을 떠나서 '썰' 중심으로 모든 게 이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우리나라 뿐 아니라 대부분 나라에서는 '사람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고찰과 경험론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종교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 느낌이다. 성경을 매우 단순화 해서 정의하면 구약은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시기 전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인도하셨는지에 대한 내용이고, 신약은 예수님과 그 이후에 복음이 전파된 경로, 그리고 그 이후 복음 전파에 대한 내용이다. 교회에서는 보통 이 프레임으로 설명을 한다. 그런데 구약과 신약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구약은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이 세상을 만든 절대자가 인..
노력과 계획에 대하여 교회에서 가장 많이 듣는 논쟁 아닌 논쟁은 하나님도 노력해야 일하실 수 있단 입장과 기도해야 하나님께서 주신다는 입장의 논쟁이 아닐까 싶다. 우리 아버지는 철저히 전자의 입장에 서 계신 분이다. 원래부터 그러셨던 것은 아닌데, 사실 얘기를 들어보면 우리 집에서 아버지께서 어린 시절에 은사도 있으셨고 영적으로 예민하셨는데 그게 두려워서 제발 가져가시라고 기도를 했더니 그런 은사들이 사라지셨다고 하셨다고 한다. 아버지는 그 이후에 철저히 인간이 노력해야 이뤄진다고 생각하시는 편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잘못된, 이분법적인 사고에 기반한 논쟁이라고 생각한다. 두 가지 모두가 작용해야 할 것이다. 다만, 우리는 우리가 어떤 영역에서 무엇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와 어떤 영역에 대해서는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맡겨야 하..
광야와 우리의 실수, 욕망을 구분할 필요성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본인에게 힘든 일이 생기면 그게 하나님께서 내리는 시험이라거나 광야에서의 시간이라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 잘못된 표현이다. 다른 게 아니라 틀린 표현이다. 광야에서의 시간과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시간은 하나님께서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우리를 훈련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하나님만 바라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시간이다. 그 시간 안에서는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인생이 앞으로 가지 않고 하나님 외에는 붙들 게 없어진다. 우리는 그런 시간 안에서 하나님만 바라보게 되고, 기다리고 인내하는 법을 익히게 된다. 하나님을 오롯이 신뢰하는 법을. 그게 광야의 시간이며 하나님의 시험이다. 그런 시간이 아닌 힘든 경험들은, 우리가 힘든 건 우리의 인간적인 실수로 인한 것이거나 우리가 여전히 세상적인..
성경과 과학, 성경의 오류에 대하여 난 창조론과 진화론이 대립되는 구도가 유치하고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두 가지 모두 사실 [믿음]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얘기를 하면 진화론자들은 화를 내겠지만, 프레임을 조금 바꿔서 생물학적인 특징들이 아닌 인간의 심리, 감정들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어떻게, 왜 생겼는지를 물어보면... 진화론자들도 결국에는 그렇게 진화되었다는 믿음과 확신 외에 어떤 증거도 제시할 수 없고, 그 영역은 절대로 입증될 수 없는 영역이다. 성경에 나오는 창조론을 과학적인 것이라고 우기려는 사람들은 더 한심하다. 우리가 생가하는 1년, 2년, 24시간이라는 개념도 없던 시대에 쓰여진 창세기에서 어떻게 과학적인 얘기가 나올 수가 있단 말인가? 그 글을 쓴 사람들의 지식수준, 그 글들이 전해져 오는 과정들을 생각하면 그..
내가 개신교 신자로 남은 이유 성경에 대해서는 다양한 비판이 이뤄진다. 그 안에 나온 하나님에 대해서, 그 내용의 진위에 대해서,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문학적 성격을 갖는 것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그런 비판들이 모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니, 그런 비판들은 굉장히 깊은 고민과 치밀한 논리로 이뤄지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반박하기가 힘든 부분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비판들에 반박하려는 의견이라고 고작 제시되는 것들은 '하나님의 말씀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거나 '하나님은 틀리지 않으신다' 식의 맹목적인 주장들이라는 게 개인적으로는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난 그런 비판들 이전에 [성경에 대한 해석과 비판은 누가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인간이다. 그런 비판들은 대부분이 인간이 생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