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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 혹은 개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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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독교인으로 남은 이유 소위 말하는 모태신앙이다. '모태신앙'이란 표현을 써야 할 때면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은 난 그 개념부터 잘못됐고, 그 표현이 오늘날 한국교회를 망치는 역할을 한 뿌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태신앙이 어디있나? 어머니 태 속에서부터 내 믿음이 어디 있느냔 말이다. 그런건 존재하지 않는다. 부모의 신앙은 부모의 신앙이고, 내 신앙은 나의 신앙일 뿐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교회 다니는 사람들중 적지 않은 이들이 몇 대째 기독교, 모태신앙 같은 걸 자랑스럽게 여긴다. 거기에서부터 그 사람의 신앙성장은 끝이 난다. 그걸 자랑스럽게 여기는 순간 그걸 넘어설 수가 없으니까.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기독교인으로 '남았'다. 다른 종교들도 들여다 봤다. 다신교는 일단 말이 안되니 기본적으로 패스했다. 이 ..
교회 공동체에 대한 생각 조심스러운 글이다. 내가 다녔던 교회에 다니시는 분들이 페친으로 있어서. 하지만 이 부분은 내게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언젠간 나누고 싶었다. 우선 대전제를 말하자면, 난 교회는 가능하면 옮기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정말 부득이한 상황으로, 아니면 지금 다니는 교회에 다님으로 인해 하나님과 멀어지는게 아닌 이상, 교회는 세상적인 이유나 개인적인 취향을 이유로 옮기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이런 말이 모순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건, 내가 전역하고 2번 교회를 옮겼기 때문이다. 난 제대하고 온누리교회 대학부에 다녔고, 그 후에 높은뜻 푸른교회를 다니다 지금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변명을 하자면, 내가 교회를 옮길 때는 상황이 나를 그렇게 이끌었다. 옮기기 몇 달 전부터 뭔가 내가 다니..
'내려놓음'에 대하여 어머니와 금전적인 부분 얘기를 하다 서로 언성이 높아졌다. 금전적인 부분은 내 손에 있는 것 같지 않고, 난 내려놓고 내가 할 일들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는데 어머니께선 그게 '돈 생각하지 않고 그냥 살 수 있어'라는 나이브한 생각으로 들리셨나보다. 그 과정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이 오갔고 그러다 언성이 높아졌다. 내가 내려놨다는 것은 내 힘으로 그걸 다 넘어섰고 그것과 상관 없이 산다는 의미가 아니다. 난, 돈 좋아한다. 필요하다. 솔직히 회사원으로 살 자신이 없는 여러 이유 중 하나도 돈 때문이다. 회사란 곳은 있는 동안 수입을 안정적으로 보장해주지만 CEO나 일정 수준 이상의 임원이 되지 않는 이상 어느 정도의 수입은 보장해주지 않지 않나? 지금 조금 힘들어도 내가 꾸준히 한 길을 파면 내가 가진 자..
광야를 떠나며 작년에는 박사학위를 받고 무단히도 학위를 갖고 통상적으로 가는 길을 가려 노력했다. 그 길들은 다 막혔고, 연초에 많이 힘들었고, 파트타임으로 도와주던 마케팅 회사에 정규직으로 들어갔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먹고는 살아야 하는데, 길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정규직으로 다시 들어간 그 회사에서 나의 또다른 성향을 발견했고, 당황했는데 내가 예상하지 않은 프리랜서 일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제작이 나가리 될 것 같았던 하이에나는 역대급 캐스팅으로 제작과 편성이 이뤄졌다. 그 이후 일어난 일들을 하나로 엮어서 구체적으로, 공개적으로 기록에 남기기는 조금 조심스럽지만 '하나님이 내 인생을 왜 이렇게 끌고 가시지?' 싶은 일들이 내게 주어졌고, 작년 연말 그 일들이 하나의 그림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광야의 시간이 축복인 이유 광야. 사람들은 본인이 힘들면, 힘든 상황에 있으면 그걸 그냥 광야의 시간이라 말한다.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광야에서의 시간은 단순히 힘든 것과 다르다. 이는 '힘들다'는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주관적이고, 그에 따라 사실 힘든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광야]는 객관적인 시간 혹은 상황이다. 내가 생각하는 광야의 시간은 내가 뭘 해도 인생이 앞으로 나가지 않는 시간이다. 정말 최선을 다해도 인생이 앞으로 가지 않고, 뭘해도 안되며, 주위에서는 네가 뭔가를 잘못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 척만 하고 안하는게 아니냐고 말하는 시간. 너무 억울해도, 내 몸이 부서지고 마음이 무너질 정도로 노력해도 내 인생에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고 모든 길이 막히는 시간. 그게, 광..
명성교회 합병결의에 대하여 2017년 3월 18일 글. 그 교회를 다녔던 것이 부끄럽다.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명성교회 바로 앞에 있는 주공 9단지에 살았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우리 가족은 명성교회에 다녔다. 내가 그 교회를 다녔던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명성교회 주변이 지금처럼 '명성 타운'이 되어있지는 않았다. 그때도 일요일에는 길이 꽉꽉 막혔지만. 지금 돌아보면 참 부끄러운 일이었는데, 명성교회를 그렇게 유명하게 만든 새벽기도에 어머니랑 나가서 그렇게 단상 위에 올라가고 싶어 했었다. 그리고 김삼환 목사와 악수를 하면 마치 하나님이랑 악수라도 한 것인냥, 내 모든 게 잘될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어쩌면 그분이 변하기 시작한 건 새벽기도에 그런 문화가 생기면서부터였는지도 모른다. 그때부터 본인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스..
이태원 확진자와 한국교회 이태원에서, 특히 게이클럽에서 나온 것을 보고 '야 정말 하나님은 어떻게 신천지에 이번엔 동성애자들 다니는 클럽에 딱딱 집어서 드러내신다지? 야 정말'이라고 하는 얘기를 들었다. 우려했던, 예상했던 반응이다. 하나님이 하신 일일까? 적극적으로 하셨다고 쉽게 얘기할 수는 없지만, 또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 아니라고 하기엔 너무 타게팅이 명확하게 난 느낌이다. 홍대 클럽에도 사람이 몰렸고, 내가 촬영하면서 보니 을지로에서도 사람들이 득실거렸는데... 함부로 판단하거나 단언하지 않겠다. 하지만 논의의 편의를 위해 하나님께서 드러내신 것이라고 치자. 하나님은 왜 그러셨을까? 그들을 벌하고 정죄하기 위해서? 진짜 그게 이유라고 생각하나? 구약시대에 하나님은 어떤 경우에 이스라엘 백성들을 벌하셨나? 성경에는 예시로 ..
한국교회와 결혼 한국교회 청년부의 현실 내가 예전에 다녔던 교회에서는 목사님께서 청년부 예배에서 대놓고 그런 말씀을 하셨었다. 이 안에서 만나서 가정을 꾸리면 좋겠다고... 물론 같은 교회에서 만나서 가정을 꾸리면 그만큼 안정적이고 좋은 것도 없는 것은 사실이다. 마치... 동향 사람들끼리 결혼을 하거나 캠퍼스 커플로 연애를 하고 결혼하면 좋은 것처럼... 서로 공유할게 많고 공감할 수 있는 것도 많을 뿐 아니라 같이 아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그런데 유독 특히 한국 교회에서는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것을 그 이상의 어떤 창조의 목적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성은 한국교회의 청년부를 짝을 찾기 위한 사냥터로 만들어가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교회들의 청년부는 짝을 찾는데 혈안이 되어있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