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95) 썸네일형 리스트형 다 같은 프리랜서가 아니다 누군가가 '저는 프리랜서예요'라고 말하면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와~ 자유롭고 하고 싶은 일을 해서 좋으시겠네요'이고 두 번째는 '그럼... 수입은 어느 정도 되세요?'이다. 전자는 아주 친하지 않은, 프리랜서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는 분들의 반응이고 후자는 나와 어떤 형태로든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아무래도 전자의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더 많고, 후자의 반응은 프리랜서를 아프게 할 수밖에 없는 관계에서 많이 나온다. 예를 들면, 소개팅 같은? 그러한 사람들의 반응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다. 같은 '프리랜서'라고 해도 수입과 입지는 천지차이니까. 봉준호 감독과 나의 차이라고나 할까? 봉준호 감독도 엄연히 말하면 프리랜서이지만 그분은 먹고사는 것을 걱정할 필..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작년에 비자발적으로 프리랜서가 되었다. 올해는 취업을 알아보지는 않기로 하면서 그나마 조금은 자발적으로 프리랜서로 남게 된 상황이다 (이 다짐도 언제 흔들릴지 모르지만). 그 다짐을 하는 과정에서는 당연히 계획을 세웠다. 죽을 때까지 만들어 놓고 싶은 것, 장기 계획, 중기 계획, 단기 계획. 요지는, 결국은 팀을 꾸리고 회사를 만드는 방향으로 그림을 그리게 된다. 그리고 그 일들은 내가 30대 후반인 지금까지 경험해 온 것들, 잘하는 것들, 내 무기가 된 것들로 할 수 있는 일들이다. 그런 계획을 세운 이유는 30대 후반까지 내가 건드려 보지 않았거나 하지 않은 것을 하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30대 후반만 되더라도 인간은 대부분 [완전히 새로운]것을 하기가 힘들고, 그에 대한 리스크가 너.. 업종 같은 거 모릅니다 '그래서 넌 뭘 하겠다는 건데?' 프리랜서 1년 차인 작년에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그 질문이 정말 싫었다. 난 그런 고민을 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박사학위를 갓 받고, 몇 안 되는 박사학위자를 채용하는 공고에 넣을 때조차도 실적이 안되어서 채용이 안될 것을 알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학부 때는 박사학위를 받고 나서도 학교에 나오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계속 이렇게 살았다간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 될 듯했다. 사람들은 '프리랜서'라고 하면 '000 하는 프리랜서'라고 상대가 답하기를 기대하는 듯하다. 물론 그런 사람들도 있다. 프리랜서에게 외주를 줄 수 있는 업종에서 최소 5년, 보통은 아마 10년 이상 일한 사람들. 아니면 어렸을 때부터 조금 가난해도 .. 비자발적 프리랜서의 탄생 난 회사원의 아들이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더군다나 아버지 회사에서 정년퇴직을 하셨다. 이는 내가 학부를 졸업할 때까지 옆에서 볼 수 있는 삶의 방식은 매달 꼬박꼬박 돈이 입금되는 회사원의 삶 밖에 없었단 것을 의미한다. 대기업으로 분류되긴 했지만 20위권 밖에서, 대기업 중에서도 연봉이 짜기로 유명한 회사에 다니시는 아버지의 아들로 산단 것은 항상 물질적인 한계는 있지만 굶거나 엄청나게 힘들었던 적도 없었단 것을 의미한다. 우리 가족은 모두 그렇게 30년 정도를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나도, 내 동생도 졸업하고 취업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우리 집의 가장 큰 관심사는 '큰돈'을 버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최대한 안정적으로 수입을 담보받으면서 그 안에서 돈을 많이 벌고 모을 수 있을까?'였다. 나도, .. 인류 최초의 직업, 프리랜서 박사학위가 있지만 '학문'을 업으로 해오신 분들 중에 정말 싫어하는 부류의 '자칭 학자'들이 있다. '00학은 원래 말이야~'라는 식의 얘기를 하는 사람들. 마치 본인이 한 전공에는, 정확히 말하면 본인이 취득한 학위에 이름이 붙은 전공에는 고유하고 특별한 것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그리고 '과학성'이라는 말도, 모든 전공에 과학을 붙이는 문화도 좋아하지 않는다. 이는 '과학'이란 말은 꼭 뭔가를 '객관화'시킨 듯한 느낌을 주는데 사실 모든 과학의 내용은 '이론'일 뿐 그 가설들은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이란 말은 어느 순간서부턴가 줄 세우고 평가하기 위한 기준이 된 듯한 느낌이어서, 그 말이 싫어졌다. 그래서 '통섭'이라든지, '학문 간 융합'이란 말을 듣거나 보면 코.. EPILOGUE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면이 있다. 이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는 이 세상에 어차피 공존해야 한다. 그리고 사실 남자의 여자의 다름은 우리가 잘만 보완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점들이 굉장히 많다. 예를 들면 남자들은 보통 더 단순하고, 경쟁적이다 보니 뭔가에 꽂히다 보면 추진력이 강한 편인 반면 너무 단순해서 그 과정에서 발생한 리스크를 잘 보지 못한다는 한계를 갖는데, 여자들은 보통 훨씬 섬세하고, 한 번에 여러 가지 변수들을 생각할 줄 알고 예민한 반면 때로는 그중에 어떤 결정을 해서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를 때가 있다. 이 두 가지는 사실 상호보완적이고, 어느 경향성이 더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시리즈에서도 이미 수차례 밝혔지만, 난 그래서 진정한 의미의 남녀평등을.. 진정한 남녀평등에 대하여 최근에 '남녀평등'이 문제 된 사례를 살펴보자. 그리고 그 사례들이 모두 정말 남녀평등의 문제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1. BBC에서 연봉 15만 파운드가 넘는 인원의 연봉을 공개했는데 국제 담당 편집장 4명 중 남자 편집장 2명은 연봉이 15만-20만 파운드 구간 또는 20만-25만 파운드 구간에 있었지만 다른 여성 편집장의 이름은 명단에 없었다. 여성 편집장들은 연봉이 15만 파운드가 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항의하며 BBC 중국 에디터인 캐리 그레이시는 사퇴했고, 이 문제는 영국에서 크게 부각되었다. 2. 할리우드에서 배우들의 출연료가 일부 공개되면서 같은 영화에서 비슷한 비중을 차지한 여자 배우들이 남자 배우들의 10~25%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는 출연료를 받은 것이 드러났다. 러닝 개런티도 .. 모든 남자가 같은 종자는 아니다 미투가 터지고, 유력 정치인들의 성추행과 성폭행에 대한 얘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지난 몇 년. 부끄러운 말이지만, 난 그제서야 한국 여성들이 어떤 상황을 견뎌내고 있는 지를 알게 됐다. 혹자는 미투가 터지고 성추행, 성폭행은 예외적인 케이스들이라고 하지만 내 지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내 회사 동기에서부터 학교 후배들까지, 남자들에게 성폭행까진 아니어도 성추행을 당하지 않아 본 사람이 없었다. 그녀들은 자신이 나선다고 해서 세상이, 회사가, 사람이 바뀔 것이 아님을 알았기에 침묵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경험한 만큼만 알고, 자신이 경험한 것이 진리고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유부남이 애인 하자고 연락 오고, 얼굴만 아는 회사 사람이 나랑 사귀자.. 이전 1 2 3 4 5 6 7 8 ··· 12 다음